모네, 빛의 순간들
까리 2026/06/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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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네, 빛의 순간들
- 박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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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 - 2026-05-27
: 3,280
모네 모르는 사람 없잖아. 인상파를 이끈 인상주의의 아버지! 모네 서거 100주년 기념으로 빅피시 출판사에서 출간된 [모네, 빛의 순간들]을 감명 깊게 읽었다.
모네의 삶을 조망하며 연대기 순으로 모네의 전일생과 작품을 함께 설명한다. 모네의 작품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어 정말 너무 좋았고! 어둡게, 작게 실린 게 아니라 큼직큼직하게 질 좋은 종이에 담겨 있어 작품을 더 생생히 감상할 수 있었다. 물론 실제로 보는 것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정말로, 참 좋았다.
여러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던 건 두 말할 것 없이 좋았지만, 그보다 더 강력하게 기억에 남는 건 모네의 집념과 열정이 내게 특별하게 다가왔다는 점이다. 지독한 가난, 사랑, 성공 뒤에 잇따른 일상,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서서히 잃어가는 시력. 삶의 오르막 내리막을 다 겪으면서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작품에의 열망은 지금 내 모습을 되돌아 보게 만들었다. 혹평으로 시작된 '빛'을 포착해 내기 위한 노력이 그 당시 많은 이들의 눈에는 얼마나 허황된 집착으로 보였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온전히 이해하고 끝까지 밀어 붙이는 집념은 진심으로 멋져 보였다.
빛을 포착하려는 다양한 시도의 그림 중 몇몇은 예술에 문외한인 나같은 사람에겐 '으잉?'스러운 그림도 있었음을 솔직히 밝힌다. 세상 모든 예술이 반듯함, 정교함, 완벽함만으로 평가되지 않듯이 잘그리는 것 그 이상의 이끌림, 시대의 흐름, 성장 환경 등 많은 요소들로 당대, 후대에 평가되겠지. 결국 '정답'이라는 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유 없는 몰입을 주는 작품은 좋은 예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모네의 그림처럼. 대부분의 작품이 화사하고 눈부시게 느껴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조금 더 모네에게 가까이 다가간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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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모네가 정교한 묘사를 포기한 것은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과감하게 버렸기 때문이다. 배와 그 위의 사람, 저 멀리 공장의 굴뚝을 자세히 그리다 보면 '지금 이 순간의 빛'은 이미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지금 이곳에서 내 눈에 맺힌 인상을 담아냈다. 움직이는 자연의 '인상'을 빠르게 포착한 속도감은 그림 위에 거친 붓자국으로 남아 있다.
🔖160. 경제적 여유는 모네의 창작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이전까지는 '팔릴 만한 소재'를 고려해야 하는 현실적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으나, 이제는 자신의 일상과 가족을 예술 세계의 중심으로 끌어올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된 것이다.
🔖234. 모네는 종종 매끈하게 다듬어진 결과물보다 그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곤 했다. 어쩌면 그는 거울 속에서 무너져 가는 듯 보이는 자신의 얼굴을 억지로 완성하려 하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의 위태로움을 남겨두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미완의 흔적을 그대로 품은 이 초상은 역설적으로 화려한 수식어를 걷어낸 인간 모네의 가장 정직한 뒷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거친 붓 자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클레망소의 선택은, 거장이 세상에 남기고자 했던 마지막 진심을 온전히 다음 세대에 전하는 가교가 됐다.
🔖265. 마침내 그가 추구하던 아름다움은 전 세계 사람들을 설득시켰고 거장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그는 늘 자신을 그저 '정원사'일 뿐이라고 답했다. 모네는 캔버스 위에 자신만의 세상이라는 정원을 평생 전력을 다해 가꿔왔고, 그 치열한 과정은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남겨졌다. 그가 가꾼 정원의 빛은 이제 캔버스를 넘어 우리 삶을 비추는 영원한 색채가 됐다.
#박송이 #모네빛의순간들 #빅피시 @bigfish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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