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팝니다
까리 2026/05/0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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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을 팝니다
- 김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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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 2026-04-29
: 680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은 어쨌든 살아남는 게 최대의 목표가 되는 순간이 있다. 잘되는 것 같다가도 안 되는 순간이 오면 버텨야 하고, 오르락 내리락 요동치는 시간들 속에서 애초에 목포했던 모습과는 다르더라도 '버텨내기'가 목적으로 바뀌는 순간이 종종 온다.
직장인 생활도 해보고(간호사) 본의 아니게 자영업을 꾸려 보기도 하면서(1년차 사장) 이 세상에 쉬운 일은 단연코 없구나, 뼈저리게 깨닫는 중인데 뼈만 저리게 고민만 할 수는 없지 않나. 뭐 방법을 찾아야지. 수많은 매장이 있음에도 잘되는 곳은 언제나 잘되고, 사라지려면야 언제 생겼냐는 듯 금세 문을 닫는 매장도 정말 많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임팩트 있고 강렬한 재미, 단숨에 고객을 사로잡을 이벤트 같은 마케팅도 물론 중요하고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겠지만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잠시 잠깐 스쳐가는 매장이 아닌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꾸준히 되새길 수 있는 매장이 되어 오랜 시간 묵묵히 그 자리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 그거 아닐까. (그래, 내 꿈이다...)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의미있고 유익한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대부분의 사장들이 하기 쉬운 오해, 공간이 완벽하면 매출이 저절로 늘어날 것이라거나, 구체적인 설명을 장황히 곁들이면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거나, 핫한 포토존을 만들고 이벤트를 열어 유입을 늘리면 또 결국 매출로 이어질 것이라거나...이런 생각 안해본 사장님 있음 나와보시라구 해...단연코 없을 거다. 생존의 문턱에서 살아남기의 방안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모색하고 있지만 명확한 해답이 없어 전전긍긍했던 시간을 조금은 보상받은 기분도 든다.
스쳐가는 많은 정보와 자극들, 오히려 넘쳐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기억에 남기는 어려워지는 시대다. 현 제일기획 리테일 디렉터인 저자의 15년간 글로벌 경험에서 액기스만 뽑아서 모은 게 이 책이다. 결국 기억에 남는 매장이어야만 살아남는다는 팩트를 여러 이론과 가설,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으로 증명한다. 그래서인지 내용이 반복된다는 느낌이 자주 들어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만큼 확실하게 강조한다는 게 와닿았다. 마지막 자영업자의 실전 체크리스트 요약본도 좋았다. 살아남는 매장의 공통점을 알게 된 것 같아서 아주 살짝 설레기도 한다. 적용해볼 차례니까. 사실 1년차, 무사히 1년을 넘긴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상이지만 앞으로도 오랫동안, 방문해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좋은 추억으로 함께 자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열심히 공부하고 움직이게 할 힘을 준 책.
아 그리고 진짜.. 모든 자영업자들에게 미친듯이 존경을 보내고 싶다. 진심으로(나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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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리테일에는 정답이 없다. 오직 상황에 맞는 해답만 존재한다. 브랜드의 위치, 시장의 분위기, 소비자의 감정, 공간의 제약. 이 모든 변수가 바뀔 때마다 해답도 달라진다. 그래서 리테일 마케팅은 흔히 감각의 영역이라 불리지만, 동시에 가장 치열한 사고와 계산이 요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54. 질문을 바꿔야 한다. 무엇을 더 넣을지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 것인가로. 요소를 늘리면 정보는 많아지지만 기억은 흐려진다. 덜어내면 대비가 생기고, 시선이 멈추고, 감정이 붙고, 의미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리테일에서 가장 비싼 설계는 가장 많이 지운 설계다.
🔖330. 매장을 설계한다는 것은 주목을 끄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소비자가 어디서 멈추고, 무엇을 이해하고, 언제 결정을 내리는지를 설계하는 일이다. 그 설계는 사진 한 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동선, 정보, 접점, 운영, 그리고 '다음 행동'까지 연결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결론적으로 전략 없는 디자인은 인스타그램에서는 주목을 받지만 손익에서는 버티지 못한다. 예쁜 매장은 이제 넘쳐난다. 그러나 잘 작동하는 매장은 여전히 드물다. 매장을 설계한다는 것은 공간을 꾸미는 일이 아니라, 행동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그 시스템이 반복될 때 매장은 비로소 기억되는 장소가 된다.
#김용일 #기억을팝니다 #시공사 @sigongsa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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