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임시 보관 중
까리 2026/05/0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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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임시 보관 중
- 가키야 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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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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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누리던 63세 마사미는 어느 날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라 차트에 꽂힌다. 이미 고등학생 시절부터 인생의 목표를 세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 나간 오타니를 보며 자신의 인생이 덧없었음을 느끼고 울적해진다. 자신은 그때 도대체 뭘 했을까? 흘러간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남편에게 이런 얘길 했더니 빈정거림과 무시만 돌아올 뿐. 무심코 종이에 만다라 차트를 끄적여 보던 마사미는, 만약 학창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떤 인생을 설계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 순간 몸이 만다라 차트로 휩쓸리며 타임슬립을 하게 되는데 !!!!
정신을 차려보니 중학생 시절, 모든 기억을 가진 채 중학생 시절로 돌아온 마사미. 내내 잊지 못하던 첫사랑 아마가세까지 만나게 된다. 금세(?) 과거로 온 자신에게 적응하며 일상을 보내다, 말 실수로 던진 '스마트폰'이라는 단어에 과하게 반응하는 첫사랑 꽃미남 아마가세. 혹시... 너도? 타임슬립한 사람은 나만이 아니라 아마가세 역시 63세에서 중학생으로 돌아온 것. 오마갓. 이렇게 둘이 이어지게 되는 러브 스토리인가요.
라고 생각했던 건 모두 내 착각이었다. 중학생 시절로 돌아와 고등학생, 대학생, 취업까지 모든 걸 새롭게 누리게 마사미는 그 시절 남존여비 사상에 치를 떨게 된다. 그 당시 느꼈든, 느끼지 못했든, 어디서나 만연해 있던 남녀 차별적인 시선을 다시금 마주하고 자주 분노하게 된다.
새롭게 맞이한 두 번째 인생이니 만큼 바꿀 수 있는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 마사미는 음악이든 CF든 남녀 차별적인 시선이나 문장이 쓰여 있다면 주저 않고 컴플레인을 건다. 스스럼없는 모습에 은근히 통쾌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 씁쓸하기도 했다. 요새야 많이 좋아졌다지만 예전에만 해도 정말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찮은 대우를 받던 여성들의 모습이 생각나 왈칵 분노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금은 정말로 완벽하게 남녀가 평등한 세상일까?!
지나친 비약인 건 아닐까 싶은 기분도 종종 들긴 했지만 상황마다 세세하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장면을 얹어 일상 속 비일비재한 차별 속에 나 역시 가차없이 내던져지는 느낌도 들었다. 한편 어찌 헤쳐 나가려고 이렇게 오랜 시간을 과거에 머무는지도 걱정된다. 돌아가긴 하냐고? ㅋㅋㅋ
곰곰이 질문을 던져볼 만한 사안들, 무겁지만 부드럽게 풀어내는 작가의 글솜씨, 첫사랑과의 재회로 둘의 관계의 진전에 대한 궁금증까지 더불어 책장이 휘리린 넘어간다.
현재의 기억이 사라진 채 과거로 돌아간다면 아마 나는 또 지금과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처럼 현재의 기억을 모두 가진 채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후회스러웠던 선택을 줄이려고 마사미처럼 고군분투하지 않을까. 지금도 흘러가고 있는 시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지금을 어떤 꿈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진지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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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많은 아내가 불만을 입밖에 내지 않고 참으며 살고 있다. 50살이 넘어갈 무렵부터 그 고뇌가 얼굴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사람을 몇 명이나 봤다. 신체에 이상이 생긴 아내도 적지 않다. 아내들은 젊을 때 수차례 입 밖으로 내어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말해봐야 소용없었다. 아내의 심정을 헤아려 이해하려고 하는 남편은 거의 없다. 그러면 아내는 두 번 다시 말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자신의 정신이 피폐해지지 않기 위해서.
🔖332. 우에다가의 존속을 위해서 타인의 감정과 기분은 조금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좋은 대로 끌고 가려고 한다. 취업도 하지 못하는 여자를 며느리로 삼아 준다고 은혜라도 베푸는 듯한 말투와 오만한 태도를 전무 자신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좋은 시어머니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371. 남자들은 진짜 여자를 우습게 보고 있어. DNA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 나도 예전 인생에서는 그런 걸 깨닫지 못했어. 우리 아버지도 그렇고 친척이나 동급생들도 전부, 한사람도 예외 없이 여자를 아래로 받고 그걸 당연하게 여겼어. 하지만 여자들은 오랜 옛날부터 공평하지 않다는 걸 느끼고 매일같이 상처받으면서 살았던 거야.
#가키야미우 #인생임시보관중 #문예춘추사 @moonch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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