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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리님의 서재
  • 설탕 실
  • 연소민
  • 13,950원 (10%770)
  • 2026-02-14
  • : 525
이제 막 중학생이 된 내 딸과 같이 읽고 싶은 책이다.

주인공은 열다섯 미도. 엄마와 함께 달리는 차에서 사고를 당한 후 엄마는 병원에서 회복 중에 있고, 많이 다치지 않은 미도는 평범하게 중 2 생활을 보내고 있다. 엄마가 꾸려 오던 실뜨기공방 털실아이 맞은 편에 생긴 '니농마카롱'의 마카롱을 엄마가 좋아해 자주 들르는 미도. 니농마카롱엔 자신의 중학교에 전학을 와 놓고 장기결석 중인 가호라는 남자애가 엄마를 도와 일을 하고 있다. 마카롱도 마카롱이지만 가호에게 호기심이 생기는 미도.

주변에는 미래를 착착 준비해 나가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가만 있으면 안될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제대로 말할 용기도, 뛰어들 용기도 없는 미도. 청소년기의 불안과 두려움을 생생히 읽으며 사춘기에 접어둔 미도뿐 아니라 이미 중년에 바짝 다가온 내가 읽기에도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되었다.

엄마의 공방 '털실아이'도 지켜내고 싶고, 가호의 엄마가 꾸리는 '니농마카롱'도 오래오래 곁에 머무르길 꿈꾸며 할 수 있는 걸 하나씩 해보는 미도와 가호. 잠시 주춤거리고 불안이 꿈틀거려도, 흐르는 시간에 조급해지더라도 꿈은 항상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길을 잃어 방황하고, 직선 거리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을 지라도 헤매다 보면 어느새 그 샛길이 큰길과 연결되는 중간지점일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말이 참 좋았다. 하루 하루 쌓이는 시간들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내 안의 단단한 심지로 나를 이루어갈 것임을 이제는 안다.

흔들리는 청춘, 도전하는 모두에게 단단한 힘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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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늘 그 자리에서 같은 얼굴로 나를 맞아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일상을 조금 더 가뿐하게 만들어 주었다.

🔖103. 사실은 진심을 다해 동화를 썼을 때 나에게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꿈이 송두리째 짓밟히느니 도전하지 않은 채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 조금이라도 더 머물고 싶었다. 그래서 비겁하게 도망치고 있었다.

🔖131. 서로에 대해 알아갈수록 태도가 바뀌는 친구들이 있었다. 장점을 발견하면 우호적으로 대하고, 약점을 발견하면 거리를 두기도 했다. 윤아는 달랐다. 상대방에 대해 알게 되는 사실들을 장단점으로 구분하지도, 판단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 사람을 이루는 한 조각으로 받아들였다.

🔖141. 가게가 사라진다고 해서 과거까지 사라지진 않아. 그곳에서 보낸 기억은 나의 일부이기도 하니까. 어떤 추억은 평생 남아서, 남은 시간을 살아가게 해 주지.

🔖148. 나는 갈피를 잡기 어려운 폭넓은 길이 두려워서, 샛길로 도망치는 걸지도 몰랐다. 하지만 샛길을 걷다 보면 언젠가는 그 길이 큰길과 합쳐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지라도 말이다.

🔖205. 나는 만드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그 디저트를 완성하는 건 결국 먹는 사람의 몫이더라. 글도 마찬가지 아닐까? 작가가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써도 그 결말을 완성하는 건 독자의 몫일 거야. 어떤 결말이든, 네가 선택한 그 결말에 웃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야.

🔖224. 아니야. 누군가에게는 슬픈 동화가 필요해. 또 어떤 사람에게는 잔혹 동화가 필요할 수도 있지. 그리고 어느 정도 슬픔이 동반될 때 비로소 진정한 해피엔딩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거야. 미도의 동화가 어떤 결말이든 독자들은 그 속에서 자기만의 의미를 어떻게든 찾아낼 거야. 아무리 비극적 결말이라고 해도 말이야. 그러니까 미도만의 엔딩을 보여주면 돼. 남들이 정해놓은 결말의 공식을 따를 필요는 없어. 분명 미도만이 쓸 수 있는 결말이 있을 거야.

🔖226. 앞으로 나는 사람의 마음을 오해하고 재단하고. 단정하는 실수를 몇 번이고 반복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리라는 걸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연소민 #설탕실 #자이언트북스 @giantbooks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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