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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리님의 서재
  •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50만 부 기념 전...
  • 정영욱
  • 16,200원 (10%900)
  • 2022-10-28
  • : 10,305
사실 이런 에세이는 흔하다. 읽어 보면 다 비슷비슷한, 지친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를 엮은 글들. 책을 많이 읽어도 장르의 다양성을 넓히긴 어려운데 그럼에도 꾸준히 이런 에세이를 찾는 걸 보면 나는 그 '당연스러워 보이는', '흔한' 위로 한 줄이 절실히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가슴에 박히는 문장이 간혹 있다. 아마도 나의 처지와 상황에 따라 같은 책을 읽어도 매번 느끼는 바가 다르고, 밑줄 치고 싶은 문장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책에서 내 마음에 박혀 눈물이 또르르, 아니 주르르 흐르게 했던 문장은 정말 색다르거나 감동적인 문장이 아닌 '같이 가자' 이 한 문장이었다. 지금도 마음이 찌르르 하는 거 보니 요새 나 좀 힘들었구나, 하고 다시 깨닫는다.

같이 가자. 앞에 사막이 있든, 건너야 하는 호수에 살얼음판이 있든. 겨울이 가고 봄이 지나도, 우리 여전히 같이 가자. 꽃이 떨어져도 눈이 쏟아져도 비가 내리고 낙엽이 져도, 같이 가자. (p.120)

살얼음판이 낀 겨울을 버티다 보면 끝내 봄이 오리니. 너무 당연히 알고 있고 큰 감흥을 일으킬 수 없을 글일지 몰라도 오히려 그렇기에 내 마음에 큰 일렁임을 준 글들이었다. 갖은 시련들이 계속 나를 찾아오더라도 나는 지금 잘하고 있다는 믿음. 믿다 보면 또 잘 될 거라고 태연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해주는 이 책이 정말 잠시나마 위안이 되었다.

정말로 지치고 힘든 날에는 정확하고 완벽한 해결법이 아니라 작고 당연해 보이는 글에 적당한 안온함을 느끼기도 한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특별한 불안이나 고뇌가 없을 땐 또 어떤 느낌을 내게 안겨줄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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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인생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 그랬다. 나를 무너뜨리기 일쑤인 것들을 피하지 않고, 대면하며, 나름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

🔖30. 삶이란 무릇, 존재하는 불행 속에서라도 기필코 일상의 행복을 찾아냄으로써 그 균형이 맞아지는 것이다. 뚜렷하거나 거대한 결과만을 추구하는 삶은 오히려 나의 행복을 집착이나 불안으로 와전시키기 일쑤이다. 만끽할 수 있는 행복은 내 하루하루 곳곳에 존재한다. 그것을 찾아내느냐 마느냐로 내 삶의 만족이 결정된다.

🔖74. 그래. 우리의 감정과 마음과 삶은 어쩌면 늘 곁에 있는 사람들과, 태연한 목소리와, 당연한 문장으로부터 살아낼 수 있는 것이다. 대단한 해결법이 아니었고, 거창한 언변이 아니었다. 이토록 언제나 존재하며, 사소하고 때론 담담한 것들로부터, 괜찮아질 수 있는 것이다.

🔖89. 받은 마음을 익숙함에 취해 함부로 대하지 말 것. 또 선물이 아니었을 마음을 오랜 시간 간직하느라 애쓰지도 말 것. 마음이란 한번 잃어버리면 다시 이전 그대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 되돌릴 수 없기에, 그 순간이 아주 값지고 아름다운 것.

#정영욱 #잘했고잘하고있고잘될것이다 #부크럼 @bookrum.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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