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인 계획
까리 2025/09/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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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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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5-08-20
: 910
어릴 때부터 유독 '죽음'에 관심이 많았던 다치바나. SNS 공포 채널을 운영하는 유명 인플루언서이자 출판사 문예부 편집장으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운영하는 유튜브 공포 채널에서 신인을 발굴하여 자신의 직업과 연계해 책을 출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불미스러운 일로 좌천된다.
의욕 없이 시간만 흘려보낸 몇 년. 어느 날 다치바나 앞으로 의문의 우편이 온다. 예전과너무도 달라진 다치바나를 살해하겠다는 예고장 겸 원고 그 자체. 그것도 완벽 범죄를 장담하며 살인을 예고한다. 다치바나는 겁을 먹기는커녕 예전의 감각이 살아나며 묘한 흥분으로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상대가 누구든 완벽하게 이길 수 있다고 믿는 다치바나 앞에 이해 못할 일들이 펼쳐진다.
손에 든 순간 마지막 페이지까지 몰입해서볼 수밖에 없는 흡입력과 휘몰아치는 빠른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들이 곳곳에 있어 읽는 재미늘 더했다. 간만에 숨막힐 듯 빠르게 읽어내려간 책. 실제로 대형 공포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작가가 소설 속 주인공과 겹쳐 몰입이 더 컸던 것도 같다. 탄탄하고 빨려들게 만드는 구성에,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 다시 첫 장으로 되돌아가게 만드는 마력까지! 첫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흥미로웠다.
완벽 범죄와 가장 아름다운 살인의 정의를 나도 모르게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묘한 설득력이랄까. 말도 안되고 터무니없는 질문인 걸 아는데 어느새 주인공에게 설득당한 것도 같았다가, 이 놈은 결국 마지막까지 미친놈인 거 같았다가 잠시 혼란스럽기도 했다.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결말은 아니었지만 (약간 억지스럽고 자꾸만 화가 나는 찜찜함) 전반적으로 만족했던 이야기. 일단 내용이 궁금해서 손을 놓지 못하게 가슴 졸이는 그 느낌 자체만으로도 추리 소설의 70프로는 성공 아닐까. 이 작가 글은 다음에도 읽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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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재능 있는 사람은 때때로 그 재능을 함부로 다룬다. 그것을 손에 넣고 싶어 발버둥 치고, 괴로워하고, 진심으로 애원하는 사람이 세상에 수없이 널렸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른다. 자신이 당연하게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다른 사람은 평생을 바쳐 원하는 일이라고 생각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늘 부족한 것에만 눈길을 보낸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과 자신이 가진 것 처한 환경을 당연하게 여긴다.
🔖71. 나는 부모가 자식을 어떻게 키우는지. 다시 말해 '아이에게 어떤 상식을 만들어 주느냐'에 따라 아이가 걸어갈 인생을 어떤 색으로든 물들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99. 콤플렉스는 언제나 타인이 만든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을 우연한 계기로 다른 사람을 통해 이상하다고 깨닫는다.
🔖141. 처음에는 수상쩍다는 생각이 들어도 상대방의 언변이 좋으면 그 내용이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리고 서서히 그 사람이 고상하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이건 내가 대학 시절 책에서 읽었던 사기나 세뇌 수법과 똑같다. 그리고 바로 지금 나는 그 흐름 속에서 물살에 휘말리는 중이라는 걸 자각했다. 방심하면 안된다. 이 대화에는 반드시 무언가 감춰져 있다.
🔖250. 다시 말하지만 자기만족이나 입에 발린 소리를 강요하는 건 죽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해.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그런 사람은 일단 말리기는 했다는 면죄부를 원하는 것뿐이야. 진심으로 그 사람을 위해 한 말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겠지만, 결국에는 자기만족이야. 한순간의 깊은 슬픔을 짊어지고 싶지 않을 뿐이지.
🔖258. 어쨌든 부모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아이 편이어야 해요. 자식이 선택한 길보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 옳다고 믿지 않을 것. 자신이 틀렸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해 볼 것. 자식을 위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 사실은 자신을 위한 말은 아니었는지 돌이켜 볼 것. 자식 농사에 자기 자대만 옳다고 했다가는 파국이 시작돼요.
#야가미 #나의살인계획 #오팬하우스 @ofanhouse.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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