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시간의 알레고리
까리 2025/03/0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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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너무 바빴던 탓에 시간이 어찌 흐르는지 모를 지경에도 조용한 저녁을 맞이하면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라도 한 챕터씩 읽었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림이나 조각, 예술품을 감상하는 걸 즐기는 편인데 사실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방법도 잘 모르지만 정말 그저 보는 걸 좋아한다. 예술작품에 대한 책 역시 그저 보고, 읽고, 소장하는 것만으로 뭐랄까, 작품에 훌쩍 가까워지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쉽사리 지나칠 수가 없다.
표지부터 마음을 사로 잡은 이 책은 사랑의 특별한 순간을 담아낸 작품을 시간의 역순으로 보여준다. 제일 많이 보고 접한 챕터는 역시 빛과 색채의 영혼을 담아낸 '인상주의' 작품들. 익히 들어본 작품을 보고, 읽는 재미는 역시 흥미로웠고 살짝 낯설었던 '존 싱어 사전트'라는 화가의 간략한 일대기와 그의 작품 <카네이션, 백합, 백합, 장미>를보고 가슴이 두근대는 경험을 했다. 매력적인 사람의 매력적인 작품. 그림에서 꽃 향기가 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고 언제 한 번 꼭 실물로 작품을 보고 싶다는 마음까지 생겼다.
시간 역순이라 갈수록 내겐 점점 어려워지는 느낌도 들었지만 엄청난 지식과 유려한 설명으로 초보자 눈높이에 맞춘 설명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편히 다가왔다. 책의 제목인 <사랑과 시간의 알레고리>라는 작품은 한자리 차지하고 긴 설명이 되어 있어 좋았고, 멋진 표지를 장식한 그림, 피에르 어거스트 코트의 <폭풍우>는 예시로 아주 잠시만 나왔던 터라 살짝 아쉽기도 했다. 혹시나 2편이 제작이 되려나 하는 작은 소망을 걸어 본다^^
이 책을 감상하던 중, 같이 읽고 있던 [나의 작은 무법자]에 잠깐이지만 이번 책에서 접했던 <전함 테메레르>가 한 문장으로 실려 있는 걸 보고 괜시리 반가웠다. 내가 그 그림을 몰랐더라면 그저 스쳐 지나갔을 문장이었지만 그림을 간략하게라도 알고 나서 접해 보니 또 다른 의미를 찾아볼 수도 있었고 앎이 확장되는 것 같은 묘한 기쁨!
책을 나가며 작가의 덧붙인 말이 또 남는다. 사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맞다. 그림을 보는 방법에는 양식으로 따져 보는 법, 즉 구도나 인물의 동작이 어떻다던지 색감이 어떻다던지에 집중해서 보는 법이 있고 또 인문학적인 접근법으로 해석하는 방식도 있다고 한다. 시대상을 따져 보며 의미하는 바를 당시 사회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방법도 꽤 흥미로울 수 있는 해석법이 될 테니까. 하지만 역시 이미지로 이루어진 언어인 만큼 낯설고 무지한 상황에서라도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는 것도 분명 여러 감상법 중 하나가 된다는 작가의 말에 매우 공감했다. 혼자 마음껏 상상하며 그림 속으로 빠져 보는 시간을 선사했던 내 작은 힐링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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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과거를 존중하되 얽매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되 과도하게 열광하지 않는.
🔖242. 어쩌면 픽션의 상상력이 만들어주는 환상을 넘어서는 어떤 매력이 더 있을 것이다.
🔖315. 인간의 삶에서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플라톤은 <파이드로스>를 통해 천상에서 추락한 천사인 인간이 다시 천상을 기억하려면 사랑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랑으로 천사가 될 수 있고 하늘에서 살 수 있다. 인류의 시작부터 있었고 수없이 많은 예술 작품에서 언급된 사랑이라는 모호한 개념은 오늘날 문학과 영상, 공연 등 각종 문화콘텐츠에도 촘촘히 박혀있는 현재진행형의 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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