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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리님의 서재
  • 등산 시렁
  • 윤성중
  • 16,020원 (10%890)
  • 2024-12-06
  • : 1,450
아니 책 제목 이게 뭐야? ㅋㅋ 제목때문에 더 이끌렸던 책이다. 일단 등산 얘기인 건 확실하겠고 도대체 뭣 때문에 그렇게까지 싫은지 이야기도 듣고 싶기도 하고.

사실 나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다시 내려올 거면서 뭣하러 그렇게 힘들게 꾸역꾸역 산을 올라가겠다고 하는 거냐고요. 그 마음이 바뀐 건 코로나 19 시기부터다. 사람은 피해야 하고 집에만 있기는 싫고 어쩌나 고민하다가 그때 당시 막 8살과 6살이 되었던 내 아이들과 거제의 산 곳곳을 다니기 시작했다. 거제 특성상 어떤 산에 올라도 바다가 펼쳐지고 힘들게 오른 만큼 정상에서 느끼는 풍경은 진짜! 말잇못. 일단 한번 가보셔라구. 가보시고 다시 얘기하자 이거야. 거제의 산은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딱 한 번만 가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 그렇게 산의 매력에 퐁당 빠지게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초딩이들 둘을 키우는 학부모라 온전히 산을 느낄 충분한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지진 않았다.

전국의 산을 종횡무진 다니며 감각적이고 위트있는 기사를 써온 《월간 산》의 기자 윤성중의 책!! 기사도 쓸 겸, 산의 매력에 입수시킬 겸 등산이 싫다는 사람을 끄집고 여차저차 산에 가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천천히는 무적'이라는 마음으로 지치지 않게, 시작부터 산에 정 떨어지지 않게 천천히 그들에게 발 맞춰 길을 이끌어주는 윤성중 대장의 배려와 유머감각에 키득키득이 부지기수. 아무나 맛볼 수 없는 개운함과 성취감, 말로 다 못할 풍경을 직접 본 그들은 역시 다음 산을 또 찾게 된다.

나도 여러 사람 끌고 다녀본 경험이 있는지라! 사람들의 반응을 안다. 물론 여전히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산에 맛을 들인다. 정직하게 땀 흘린 후의 상쾌한 기분은 한 번만 맛보기엔 강렬한 기억으로 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을 이끌고 감에는 예기치 못한 어려움도 있고 특히나 속도가 맞지 않는 경우에는 서로의 배려 없이는 너도나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도 종종 생기는데 내 곁에 윤성중 기자처럼 배려 넘치고 쉴 새 없이 이야기를 걸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한 산행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물론 윤성중 기자와 함께라면 다리보다 입이 더 아플 것 같다. 쉬지 않는 기자 정신!!!ㅋㅋㅋ 질문 공세에 답하다 보면 금세 정상에 와있을 것 같은데?

다른 지역의 산은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더 크고 좀더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진다면 전국 곳곳의 많은 산들을 다녀보고 싶다. 그나저나 국내 최상급 난이도의 트레일러닝으로 유명한 《거제 100K》 언급이 몇 번 있어서 잔뜩 기대하며 읽었는데 참가 여부 어떻게 된 건가요? 궁금해. 24년 거제 100K는 기상악화로 대회 중단 이슈가 있어서 글로 못 쓰신 건지. 거제 100K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가슴 콩닥거리던 설렘 역시 잊을 수없다.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기자님! :-)

덧. 그간 내가 다닌 거제의 산 사진도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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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멀리서 보면 어려워 보이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길이 있어요. 천천히 가면 됩니다. 천천히는 무적이에요!

🔖93. 인간은 커다란 컴퓨터다. '경험'은 키보드 자판을 두드려 머릿속에 뭔가를 입력하는 행위와 같다. 생애 처음 산 정상에 오르는 건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 그 굉장한 경험이 그녀 머릿속에 입력된다면 나중에 어떤 것이 출력될까? 나는 그것이 기대됐다.

🔖170. 제가 느리게 보이는 건 당신의 기준인 것 같은데, 그러는 당신은 왜 그리 급한건가요?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나요? 뭔가가 당신을 잡아먹으려고 쫓아오나요?

#윤성중 #등산시렁 #안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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