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의 일
까리 2024/10/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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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도 깊은 취향 셀렉트숍》29CM의 카피라이터 오하림의 일과 일상 밖 이야기.
다양한 어플이 많아져 폰을 뒤덮는 게 싫은 인간인 나도 진작에 깔아 놓은 쇼핑 어플 29CM. 패션과 잡화부터 디자인 리빙 제품까지 없는 게 없으며 신선하고 특별한 브랜드가 많아 구경하다 보면 정말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허우적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힙'한 셀렉트숍 29CM의 카피라이터 오하림의 직업 에세이.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생소하진 않았지만 눈길이 머무는 카피만 쓰는 줄 알았던 직업의 숨어 있는 다양한 뒷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새로웠다. 문맹률 0프로에 육박하는 나라에서 글을 가지고 먹고사는 일은 아마 예상보다 더 숨막히지 않을까? 작가의 불안, 권태, 번아웃의 시절들의 이야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고 넘어서게 하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나에게까지 느껴졌다.
하루에도 수백 가지의 배너를 쓰고 사람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문구를 만들어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되기에 오히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되는 것이다. 수많은 정보와 수많은 광고 속에 우리는 어쩌면 보는 듯이 보지 않고 아는 듯이 제대로 알지 못하며 지나치는 순간들이 많다. 지나칠 순간에서 고객이 '감각적으로 의식'할 그 찰나를 위해 미세한 완성도를 포기할 수 없는(p.59) 그녀의 열정이 책밖으로 고스란히 뿜어져 나온다. 같은 뜻을 포함하는 단어들이라도 고심하여 선별하고 사소해 보이는 문장 부호 하나에까지 공을 들이는 직업. 크. 카피로 먹고살아온 작가의 11년 내공과 노하우에 감탄 또 감탄.
글이 끝난 마지막 장, 동시대 동료 직업인들의 진심이 담긴 Q&A가 담겨 있는데 그 재미 역시 쏠쏠하다. 아니 이렇게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답변한다고? 키득키득. 다들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한 문장 한 문장에 어째 깊이가 있는 것 같다. 글맛이 참 좋았다.
흐름출판의 직업 에세이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는데 다양한 직업종이 계속 생겨나고 없어지는 시기에 자리 단단히 잡고 서게 할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다음 직업 에세이는 어떤 일을 다룰까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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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사랑이 아닌 단어로 사랑을 말해달라는 어느 가사처럼 뻔하지 않은 표현으로 브랜드만의 목소리를 찾아주고 매체에 맞춰 말과 글에게 적당한 옷을 입혀주는 일. 사진이나 영상보다는 존재감이 미미해 많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또 그만큼 자연스레 스며드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도 한 어느 카피라이터의 일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28. 카피라이터는 이렇듯 사소한 '굳이'에 담긴 이야기를 발견하고 세상의 큰소리로 대신 외쳐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처럼 '굳이'에는 애정이 담겨 있고,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것은 생각지도 못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 '굳이'에 담긴 이야기만으로 우리는 여러 가지 형태로 비친 사랑을 보는 거죠. 그리고 보는 사람을 미소 짓게 하고 또 행동하게 만들고요.
🔖31. 같은 것을 같지 않게 이야기를 붙이고 눈에 그려주는 기술. 다소 과장될지는 몰라도 들으면 즐겁고 재미있는 표현을 써내려가는 카피라이터를 다른 말로 이야기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08. 자신의 단점만 보인다면 그것을 뒤집어 생각해 보세요. 단점은 밉게 보는 장점과도 같아서 사실은 하나의 재능인데 너무 그늘진 면만 보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스스로를 조금만 더 예쁘게 바라봐 주세요.
🔖129. 우리는 죽을 때까지 선택의 문을 열어갈 텐데, 이왕 그런 인생이라면 내가 결정한 것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옳게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요?
#오하림 #카피라이터의일 #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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