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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리님의 서재
  • 사라진 서점
  • 이비 우즈
  • 16,650원 (10%920)
  • 2024-07-30
  • : 9,495
길고 긴 여정이었다. 책을 매개로 한 이야기. 로맨스와 미스터리, 판타지를 좋아하는 애서가라면 쉽사리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책이다. 3명의 인물이 각 시점으로, 100여년의 시간이 동떨어진 상태에서 사건들을 나열해서인지 빠르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이야기가 풍부하고 알찼다.

★《아마존》, 《아마존UK》, 《월스트리트저널》 1위
★ 브리티시 북어워드 최종 후보
★ 전 세계 28개국 번역 수출

* 1920년대의 오펄린. 가족들의 강요로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의 정략결혼을 피하려고 한다. 우연히 서점에 취직을 하고 일상을 보내다가 괴물같은 친오빠에게 붙잡힐 상황에 도망치고 서점을 꾸리던 실비아의 도움을 받아 피난간 곳에서 운좋게 자신만의 서점을 꾸리게 된다.

* 현재,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달아난 마서는 아무도 자신을 찾지 못할 곳에서 가정부 일을 시작한다. 대저택에 혼자 살고 있는 보든 부인은 마서에게 친절하고 마서는 새로운 삶을 꿈꾸는데.

* 현재, 헨리. 우연히 한 경매장에서 수십 년전 희귀본 수집가가 서점 주인인 오펄린이라는 여자에게 잃어버린 원고를 언급한 편지 한 통을 얻게 되고 그 편지를 통해 지금은 감쪽같이 없어진 서점을 찾아 나선다.

100여년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서 오펄린과 마서, 헨리의 묘연한 관계 속에서, 1920년 당시의 시대 상황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들이 많이 녹여져 있어 마음이 아팠다. 자신의 의지만 가지고는 어떤 일도 쉽게 할 수 없었던 여성이라는 존재 자체에 굴하지 않고 강인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자 했던 오펄린과 현재의 마서가 겹쳤다. 그들의 사건을 함께 밟아가는 시간이 꽤 길었던 느낌이 드는 건 소설에 많이 빠져있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초반까지는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느라 속도가 더뎠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몰입감과 긴장감이 스며 들었고, 반전을 거듭하며 결말까지 통쾌하게 달려나갈 수 있다. 그들의 삶에 괴로움과 배신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로맨스는 빠지지 않았고 신비스럽고 비밀을 간직한 서점을 찾아나서는 여정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역시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완벽한 소재였다. 고전들에 관한 이야기도 많아 또다른 즐거움이 되었고. 간만에 내 안의 상상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풍성한 시간을 일깨워준 책이었다.

작년 인플루엔셜에서 출간한 [우주를 듣는 소년]과 결이 많이 닮은 느낌의 소설. 묘하면서 매력적이고, 따뜻한 감동이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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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내가 관심이 있나?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어쨋든 여자는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다고들 하니까.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여성이 된다는 건 차라리 연기하는 것과 비슷했다. 신호와 대사를 익혀야 하는. 나는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하고 싶은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296. 내 말 잘 들어, 마서. 두렵지 않으면 살아 있는 게 아니야.

🔖328. 분노한 남성은 주도권을 잡는 반면 분노한 여성은 실성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335. 누구한테 인정받으려고? 남들이 만들어 놓은 인생에 갇혀 사는 인간들? 그 인간들은 자네도 자기들처럼 갇혀버렸으면 싶은 거야. 자기들만 공허함에 사무치면 억울하거든. 조심해, 마서. 계속 부르주아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간 자네만의 가치를 못 보고 말 테니까.

#이비우즈 #사라진서점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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