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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ddus님의 서재
  •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 최은미 외
  • 13,500원 (10%750)
  • 2025-10-21
  • : 11,591

정작 김승옥 작가님의 책은 아직 한권도 읽어본적은 없으면서(집에 책을 예쁘게 꽂아만 놓고,,,) 언제부터인가 읽고있는 수상작품집. 수상작품집을 즐겨읽는 이유중하나는 올해 어떤 생각들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를 읽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단편이 가지는 밀도가 좋고. 

장편도 좋지만, 단편은 짧은 스토리안에서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기에 이야기의 밀도가 꽤나 높다. 그래서 단어하나, 문장한줄을 꼼꼼이 읽게만드는 그 느낌이 (책을 대충읽는…) 내게는 조금 힘들지만 이야기속에 빠르게 빠져드는 그 순간이 너무 좋달까.
‘김춘영’묘한 소설이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관계속에 인터뷰어라면 단연코 알고 싶었을 그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 뿐. 그 사건이 아니라면 인터뷰어가 얻고자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 가장 호황스러웠던 탄광촌 시절 속에서도 어디에서도 속하지 못한 김춘영의 잀생을 알고 싶었던 것은 아니였던 것 같은데, 문득 문득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고 말하는 ‘이건 못들은척해줘요’라는 그녀의 말을 인터뷰어는 나중에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가. 새삼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두 관계 속에서 형성돤 친밀감은 외부인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바뀌는데, 여기서 나와 김춘영이 같은 위치로 변하는데, 여기서 이 이야기의 묘함이 드러난다. 이전 김춘영과의 인터뷰를 읽으며, 마치 내가 그 때 거기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달까.누군가의 인생을 그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알아쓰는 것과 온전히 그사람의 입장에서 느끼고 아는 것을 쓰는 것과 글은 어떻게 달라질까..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아프게 읽혔던 “거푸집의 형태”강화길 작가님의 첫작품은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의 ’음복’이였다. 그 작품을 읽으면서도 가족간의 그 내밀한 권력관계와 그것을 그 짧은 스토리에 눈빛 하나로 그려내는 글을 읽으며 소름이 끼쳤는데, 이 작품도 내게는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모와 조카라는 관계. 마치 엄마보다도 가까웠던 관계처럼 그려졌던 그들의 관계는 이모의 죽음을 통해 가족간의 관계는 보여지는 것이 정말 전부는 아니였음을 조카인 화자가 그들의 시간을 되짚으며 말한다. 이모가 모아놓은 티셔츠로 촉발된 이모와 나의 관계. 그리고 죽은 이모의 집으로 들어온 낯선 여자. 나는 엄마보다도 이모를 더 빼다박았고, 나의 모든 일상을 공유했던 관계였음에도, 그녀는 내게 말한다.“조카님 언니랑 일 년 넘게 연락 안했잖아요. 임종도 안 봤잖아요. 계속 거짓말해요?”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아무도 없는 이모집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온 낯선 여자의 날선 질문. 그리고 이모와의 대화 속에서 느껴진 이모의 낯선 감정들, 그리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던 이모에 대한 가족들의 냉소. 그리고 거기에 엄마와 나의 배신. 그럼에도 그녀는 왜 이모에 대해 마치 소유권을 가진 사람처럼 굴었던 것일까. 그녀는 새삼 이모를 잃고나서야. 그 관계를 톺아보며 말한다.‘못생긴게‘저 말을 이모가 들었다면 뭐라했을까.
이밖에도 김혜진 작가님의 ’빈티지엽서‘는 뭐랄까 서글펐다. 이루지 못한 이상과 일상 사이 그 어디쯤에 있는 모습이 마치 나 같아서 였을까. 내가 잊고 살았던 그 시간을 알려준 그가 없었다면  고추가루를 보던 그녀의 일상은 어떤 빛이였을까. 사실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도 기억이 안나서. 서랍 깊숙히 읽지도 못하는 엽서를 버리지도 않고 가지고 있는 기분은 위안일까 슬픔일까.. 
최진영 작가님의 ’돌아보는 밤’은 사실 무서웠다. 12.3 계엄이라는 사건과 나의 밤이 묘하게 곂지며, 국가의 폭력을 막아낸것도 사람이고, 나에게 행해진 알 수 없는 폭력에 위안이 된 것도 사람이였다. 둘다 밤에 일어났고, 아직도 둘다 해결된 것은 없다. 그럼 우리는 게속 밤에 머물러야 할까? 멀게만 느껴진 폭력이 눈앞에 다가온 폭력으로 그려진 이 이야기는 아침에 읽고있었음에도 서늘했다.“오직 자기 이익만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다.그러나 아무도 죽일 수 없었다.사람이 사람을 지켰다.소설을 쓰면서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 p.269
조금 낯선 읽기였지만 배우아 작가님의 “눈먼탐정”, 문제 없는 하루라는 당연한 하루가 당연함이 아니라고 말하는 황정은 작가님의 ’문제없는, 하루’ 그리고 나의 엄마를 다시보게 했던 김인숙 작가님의 ‘스페이스 섹스올로지’ 개인적으로 왜 망측함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딸이 나이들어감이 무엇인지를 아는 나이가 된다면, 여전히 원망스러운 엄마겠지만, 그래도 망측하진 않을꺼야..싶었던 이야기. 
읽는 내내 즐거웠다. 소름끼치기도하고, 슬프기도하고, 낯설기도 했지만.
굿.

‘그녀는 친절과 선의가 완성되는 데에는 두가지 조건이 있음을 배웠다. 주는 사람과 받는사람. 친절과 선의는 있는 그대로 주고 있는 그대로 받을 수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만 유효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염되고 변질되고 공중분해 되면서 자신 혹은 상대를 다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누구나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취약했고, 위험했고 다루기 까다로웠다.‘ p.161 - 김혜진 | 빈티지 엽서 중...... 그렇다면 친절과 선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타인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만족에서 끝나야 하는 걸까? 어쩌면 나의 이익을 위해 베푼 선의가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는 아닌걸까. 그 이익이 금전적인 것이 아니라, 나의 감정적 이익이라면.모르겠네. 관게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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