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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ddus님의 서재
  • 바움가트너 (애나 일러스트 리커버)
  • 폴 오스터
  • 16,020원 (10%890)
  • 2026-01-25
  • : 2,230

내가 폴 오스터를 알게된 시점은 아주 오래전 친한 지인의 소위 싸이월드에서 였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그가 폴오스터의 책을 읽고 올린 글에 흠뻑 빠져들어서 알게된 자가님.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의 책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왜 였을까. 아직도 책장에 고이 꽂혀있는 그의 책들이 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책. 바움가트너.
한 남자의 노년에 대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왜 그의 책을 어려워했었지..하는 의아함이 일었다.
누군가의 노년에 대한 이야기에 이토록 깊이 빠져들게 만드는 작가인데,

바움가트너.
사랑하는 아내 애나를 오래전에 사고로 잃고, 혼자 살아가는 남자. 아내를 잃은 것에 대한 환지통을 앓고 사는 남자. 그런 남자에게도  만나고 싶은 여자가 생겼으나, 거절당했다. 그러던 어느날 타 들어간 냄비를 보면서 불연듯 아내에 대한 기억이 몰려온다. 그래서 그는 아내가 남긴 미 발표작의 글들을 읽으며, 아주 오래전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가난한 집에서 그저 먹고 살기위해 살아야했던, 그래서 너무나 무뚝뚝했고, 대화라고는 없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 옆에서 평생을 일하고 가정을 돌봐야했던 어머니.
그리고 어쩌면 기억속에 왜 남아있을까 싶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의 향연. 그리고 바움가트너의 죄책감일까 안타까움일까 싶은 환상들. 애나를 구할 수 있었던 순간. 

 환상일지 실제일지 모르는 사고로 인해 자신이 현재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 그래서 내가 생의 마지막을 살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하는 찰나.
“첫 번째 집에 이르러 문을 두드릴 때, S.T 바움가트너 모험담의 마지막 장이 시작된다” - 책의 마지막.

 폴오스터가 투병 생활을 하면서 썼다는 이 책은 그가 기억하는 삶의 어느 순간들이면서도,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명 같은 책 인듯 읽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돌아가신 나의 할아버지의 말씀이 계속 맴돌았다. 

“너희들은 미래를 보고 살지만, 우리는 과거를 보고 산다”

 대체 왜 내가 기억하지 싶은 순간들에 대한 또렷함. 그리고 잊지 말아야지 싶은 기억의 흐릿함. 이 모든 것이 뒤엉켜 사실인지, 어쩌면 아쉬움인지, 회한이지인조차 희미한 시간은 결국 우리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일까.

 그래서였을까. 나는 이 책을 읽는동안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쉽고 슬펐다. 내가 들어주지 못한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할머니의 말씀을 이제서야 듣고 있는 느낌이랄까.  어쩌면 이 또한 나의 안타까움으로 남을 시간이려나 싶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먼저 죽으면 산 자가 죽은 자를 삶과 삶이 아닌 것 사이의 일시적 림보 같은 곳으로 계속 들어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 자마저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죽은 자의 의식은 영원히 소멸한다.” p. 77

이 책은 작가 폴 오스터가 남긴 바움가트너의 이야기지만, 어쩌면 남기진 않았지만 내가 기억하는 나와 함께 했지만 지금은 없는 누군가의 기록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내게 이토록 나의 기억의 파편들을 훑게 만드는지…. 

 너무나 평범해서 기억하기조차 사소한 모든 순간은 내가 살아온 시간이고, 그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지금 곁에 있는 이와 함께하는 그의 시간과 나의 시간을 좀 더 소중히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아마도 내가 20년 후에 다시 읽을 때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느낄수 있는 책.

나의 책장 한 켠에 고이 꽂아두고, 오래 후에 다시 읽을 책.
삶의 시간마다 다르게 읽히는 글을 남긴 작가.
 
안녕히 가세요. 폴 작가님.
당신의 글로, 우리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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