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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ddus님의 서재
  • 종소리
  • 닐 셔스터먼
  • 16,650원 (10%920)
  • 2023-02-10
  • : 2,544

수확자의 마지막 편. 종소리.
미래의 어느시점. 죽음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과학으로 증명되고 기술로 모든 것이 제어 가능한 시대. 나는 책 속의 시대가 유발 하라리가 말한 인간이 호모데우스가 된 시점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한 존재를 위해 계속 발전한 인류가 결국은 그 끝에서 다시 불완전함을 선택하는 스토리라니....
사망 후 시대라고 불리는 현재에  죽음으로 생을 제어하기 위해  수확자는 지위가 존재하고, 죽음을 제외한 모든 것은 AI인 선더헤드로 가능한 시대.

모든 것이 완전해보이는 그 시대에도 늘 변수는 인간이였다.
수확자라는 존재. 인간의 생을 관장하는 절대 권력의 끝은 결국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증명의 근거가 되어버린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그런 불완전한 세상 속에서 완벽함으로 상징되는 AI 선더헤드는 어쩌면 자신이 선택한 인간 그레이스를 통해 완전한 자신을 벗어나 불완전한 인간의 감정과 물성을 추구한다.

 고더드가 트리거가 되어버린 수확시스템의 대량학살의 폭주를 막기 위해 선대의 수확자들이 만들어 놓았을지도 모를 무엇을 찾기위해 간 무인도에 간 무니라와 페러데이. 
 하지만 그곳에서 페러데이는 오랜 지인 퀴리와 자신의 두 제자 아나스타샤, 로언의 사망 소식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은둔을 택한다.

하지만 고더드에 의한 인듀라의 침몰 속에서도 퀴리의 희생에 의해 살아난 아나스타샤와 로언은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아나스타샤는 폭주하는 고더드를 막기위한 노력을. 
로언은 고더드에게서 탈출해 아나스타샤를 찾기 위한 노력을.
선더헤드의 선택을 받은 그레이슨은 수확자로 인해 폭주하는 음파교의 안정을 찾기위한 노력을. 
하지만 그 누구의 노력도 무엇 하나 쉽지 않다.

스스로의 완벽히 제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수확 시스템은 고더드로 인해 붕괴된듯 보이지만, 어쩌면 견줄 것 없었던 절대 권력의 마지막은 예견되었던 미래였는지도 모르겠다. 수확 시스템에는 결코 개입하지 않는다는 절대 원칙을 가진 선더헤드도 그들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 고더드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의 최종 광기는 마치 1900년대의 히틀러와 나치 세력을 보는 것 같았다. 

어쩌면 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완전해진 인간은 죽음을 제어하기 위해 인간을 선택했고, 그 선택된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되고자 한다. 이 같은 인간의 본성은 결국 인간이 신이 되었던 완전한 세상 속에서도 인간은 결국 신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그 자체 였던 걸까.

고더드의 보조 수확자로써 곁에 있던 자들조차 그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아니요"라 대답하지 못한다.
아나스타샤는 고더드와 그 시스템이 만들어낸 현재의 결과의 원인을 선더헤드의 후뇌에서 찾아내 방송을 하지만, 고더드의 집요한 추적으로 계속해서 도망쳐야 하는 신세이고,
음파교를 통제하려 했던 그레이슨은 음파교내부와 그를 수확하려는 수확자들의  위협에 시달리는 신세다.
아. 왜 옳은 선택은 늘 이렇게 힘든 것일까?.

수확자도, 선더헤드도, 종소리도.
이 각 시리즈의 제목은 믿었던 절대자들이면서 어쩌면 현재의 신이였지만,  그들 스스로 다시  불완전한 인간으로 돌아오는 현재를 만들어내는 선택을 한다. 이것은 후퇴일까 진전일까.
어쩌면 이 선택은 보기에는 후퇴이지만, 나를 제대로 인식한다는 측면에서는 어쩌면 반발쯤은 앞선 전진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웠던 선택은 선더헤드가 제리를 통해 그레이스에게 했던 행위 역시, 완전한 선더헤드조차 인간을 선망 아니 어쩌면 욕망하는 스스로에 대한 각성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것은 선더헤드에게 반발 쯤 내딛은 무엇인 걸까? 

흥미로운 책이다.
죽음에 대해 말하는 줄 알았는데, 인간을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완전한 존재가 된 그 시대는 유토피아 일까. 디스토피아 일까. 왜 이 결말에 이르러서는 디스토피아를 그린 오랜 고전이 생각나는 걸까. 그저 우리는 완전함을 추구하는 불완전한 존재로써가 가장 안전한 인간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는 방법인지도.

재밌다.

"로언이 그동안 배운 게 하나 있다면,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상은 약해지고, 미덕은 흐려졌으며, 곧게 뻗은 길이라고 해도 어두운 우회로는 있는 법이었다." p.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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