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의 뒷면의 글귀가 눈에 닿았다.
“끊임없이 태양을 좇지만, 햇빛을 제 몸 안에 채워 넣지 못해 시꺼멓게 말라가는 해바라기” 해바라기는 태양을 지향하는 꽃이다. 그런 해바라기의 까만 부분을 저렇게 표현하는 소설이라. 궁금했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라고도 해서.
태연은 로펌변호사다. 대표번호사의 요청으로 그의 지인의 변호를 맡게 되었다. 사건은 지인의 아들이 공중화장실에서 여자사진을 찍다가 현행범으로 잡혔다는것. 그 사건을 조용히 해결해 달라는 요청이였다. 태연이 그 아이 수완과 어머니 여정을 만났다. 여정은 불안해보였고, 수완은 태연했다. 마치 될 때로 되라듯. 겨우 중학생인 아이가 왜 그랬는지 알아야겠기에 수완가 별도의 면담을 했지만 아이는 비협조적였다. 아이에 대한 백그라운드를 알기위해 그가 유도를 했다던 코치를 찾았을 때, 수완의 형 지완을 만났고, 자세한 집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요는 똑똑하고 의대생인 지완과 달리 수완은 집안의 천덕꾸러기였고, 운동에서도 별 두곽을 나타내지 못하고 사건사고를 일으키니 운동도 그만두게 된 것. 엄마는 원래 정신적으로 약해 우울증 약을 달고 사시는 분이라는 것.하지만 코치의 이야기는 달랐다. 수완이 제법 유도를 잘했고, 그만두게된 원인인 부상도 그리 심한것은 아니나, 집에서 반대를 많이 했던것 같고, 아이자체에게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태연은 뭔가 석연찮다. 그저 형과 비교되는 자신에 대한 화로 그런 범법행위를 했다고 치부해버리기엔 수완이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걸렸다. 계속해서 수완을 통해 진실을 알고자했지만 수완의 닫힌 입은 열리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2/3쯤 읽었을 때 상황이 어렴풋이 보였다. 시점이 태연의 시점, 여정의 시점, 수완의 시점 등 당사자의 관점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는 결국 수완이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던 그의 환경이 짐작이 되었기에.
이 책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수완이고, 분명한 가해자도 존재한다. 가해자가 가졌던 그 심리는 어쩌면 우리가 어느정도는 가지고 있는 어두운 이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은 욕망, 그 인정을 스스로의 빛을 통해 이뤄내기 보다는 내가 가졌던 그 빛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심리 말이다. 물론 이런 심리가 가해행위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 스스로 빛나지 못한채 그 불안을 해소시키는 방법을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그를 어둠으로 만들어버림으로 빛났다. 근데,, 그 어둠이 사라진다면. 그래서 책의 뒷편의 글귀가 그러했구나.
가족 심리 스릴러? 쯤으로 생각하고 읽었던 책은 안타까움이 남는다. 우리 내면에 조금씩은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측면의 감정과 태도가 각 개인화된 인물에 투영된 이야기를 보고 있는 듯 하다. 때로는 섬뜩하고,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슬픈.
뜬금 없지만 건강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이들은 이런 어두은 이면을 품고도 다른 변화를 이끌어 내니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