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thddus님의 서재
  •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
  • 김초엽 외
  • 15,300원 (10%850)
  • 2025-06-18
  • : 23,406

SF라는주제로 쓰여진 여러 작가님들의 단편소설. 요즘은 이런 소설을 앤쏠로지라고 하던데. 2025년 국제도서전에서 꽤나 핫했던 책. 

 책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미래의 어느시점엔 인간이라는 범위가 정말 넓어지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조금은 슬펐고.

김초역 작가님의 “비구름을 따라서”어느 사소한 것들. 잃어버린 것 조차 모를만큼 사소한 것들이 차원을 넘나든다는 믿는 친구. 이연이 죽었다. 그런데 이연으로부터의 초대장이 도착하고, 이연을 매개로 모인 사람들은 이연과의 추억을 공유하며, 이연이 살아생전했던 말들을 나눈다. 그 말들 속에서 그들은 어쩌면 이연이 살아 다른 세계에서 이 초대장을 보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흥미롭다. 모든 버려진 물건에 의미를 두었고, 누군가는 미친사람이라고 말할 무엇에 대한 이야기를 붙잡고 살았던 이연. 그런 이연이 죽고나서야 이연의 말을 다시 생각하는 남아있는 이들. 누군가에게는 그저 사소해 쓰레기 같았던 물건들에 의미를 부여했고, 어쩌면 그녀 스스로의 삶에도 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남겨진 이들에게 잊혀지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였던걸까. 아니면 정말 차원을 넘어간 것일까. 

천선란 작가님의 “우리를 아십니까”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다. 영화에서 보던 좀비와는 너무 달랐으니까.(개인적으로 좀비를 싫어한다.. 너무 두려워..) 감정을 가진 좀비라니. 살아있을 때의 기억을 모두 가진 좀비라니. 이토록 슬플 수 있을까.전염병으로 인류가 멸망해버리고서야 깨어난 나. 나는 혼수상태에 있다가 물렸고, 그렇게 혼수상태에서 좀비가 되었다. 내가 깨어났을 때, 나를 지키던 아내는 좀비가 되어 있었고, 그녀가 남긴 녹음기를 통해 그녀의 시간을 쫒는다.나와 그녀가 키우던 장풍이를 싣고, 좀비로 변해버린 아내와 함께 장풍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여정.
“그게 얼마나 염치없는 짓인지를 깨달았다. 애초에 장풍이를 바다에서 꺼낸 것이 인간이구나. 아무도 우리에게 인간 대표자의 자격을 주지 않겠지만, 이곳은 이제 우리뿐이므로 감히 인간 대표가 되어 장풍이에게 사과했다.“ 
바다로 돌아간 장풍이. 해변가에 남은 나와 아내. 인간 모두가 사라지고 없는 현재. 둘만이 남았다. 고목이 되어가는 그들. 좀비 이야기가 이렇게 슬플 수 있을까. 마치 제목이 ”우리 좀 사랑해 주세요~“ 같은 느낌이였달까.장풍이에 대한 서운함과 미안함을 가진 좀비. 아내의 녹음 파일을 들으며 아내와 함께 했던 추억을 되돌리는 좀비. 좀비에 낭만을 떠올릴 줄이야….. 좀비는 인간일까.. 아닐까..

김혜윤 작가님의 ”오름의 말들“도 그랬다. 오름을 아끼는 과학자들. 그것을 여행자원으로 오픈하는 것에 반대하지만, 명분이 없다. 하지만 오름이 얼마나 아파할지를 아는 이들은 오름이 파괴되는 것을 명분으로 세우기위해, 그리고 어짜피 개방될 오름을 나름으로 지키기위해 정부의 시책을 받아들이지만, 오름의 슬픔과 아픔을 고스란히 느낀다. 인간의 언어로 말하지 못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우리가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모든 상황을 다시 돌아보라고 말하는 듯한 이야기.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20년전과 지금이 다르다. 그렇다면 20년 후에 우리가 바라보는 반려. 라는 기준은 어디까지 뻗어나갈까. 당연히 뻗어나가야하겠지. 어쩌면 지구에서 인류는 가장 최상위종이 아닌지도. 그저 그렇다고 우리가 착각하는건 아닐까.

아모 에르고 숨, I’m not robot역시 발전된 미래에서 인간이라는 종의 범위는 어디까지 뻗어나갈까 싶었던 복제인간과 로봇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저 복제인간인줄 알았던 나와 그저 나의 로솝이라고 생각했던 랜슬롯. 복제인간은 진짜 나다. 나의 기억까지 오롯히 복제된 나. 그런 나와 나의 대화. 한달이다. 한달후에는 불법이기에 반드시 폐기해야 하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복수로 만들었지만, 나는 나와의 대화 속에서 그가 내가 아닌 새로운 존재임을 알게된다. 하지만 그는 나에게 살려달라는 말도, 도망도 하지 않는다. 나와 대화할 뿐. 왜지.
그리고 I’m not robot은 로봇 수리기사와 로봇의 이야기. 수리기사가 쓰는 소설을 로못이 읽는다. 둘의 대화는 묘한 이질감을 주면서도 인간에게 영감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하게한다. 그러면서 한편 인간과 로봇의 공존세상에서 내가 ”로봇”이 아님을 증명하는 일조차 로못의 도움을 받아야하고, 그조차도 계속해서 실패해 내가 인간이라고 말할 수 조차 없는 시대. 그 시대에서 로못과 인간의 구분은 의미가 있을까? 나의 사후도 처리해주는 로봇, 그럼 랜슬롯은 로봇일까 나의 반려일까.

미래는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다. AI시대는 근 미래인 줄 알았으나 이미 현실이고, 사람처럼 표정짓고, 움직이는 로봇의 개발도 한창이다.  이미 AI가소설쓰고, 음악도 만들고, 그림도 그리는 시대니까. 물리적인 것들만 해결이 된다면, 영화 속 바이센테니얼맨의 시대도 곧이지 않을까?그 시대에는 지금 우리가 가지는 가치관이 얼마나 확장되어야할까. 인간의 범위는, 생명이라는 범위는,, 어디까지 확장되어 갈지. 너무나도 불투명한 미래에대한 두려움, 불안감이 몰려오지만, 그런 내게 SF소설은 올지도 모르는 미래 세계를 살짝 엿볼 수 있게 해 줌으로써 현실감을 부여한다. 너무 불투명한 건 아니야라고.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는 말어. SF가 SF로만 보이지는 않는 요즘.

읽어볼만한 이야기들.흥미롭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