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어머니가 크게 다치시고, 계속해서 그날을 곱씹었다. 내가 뭘 잘못했는가, 그 때 엄마손을 잡고 걸었어야 했나, 아니면 그날 밖으로 나가지 말았어야했나. 나는 한동안 그생각을 멈출수가 없었다.
1년이 지나고서야 어느정도 회복이 되신 지금 갑자기 이 책이 생각이 났다. 다시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 책은 서울에 상경한 아버지와 어머니, 엄마의 생일로 상경했던 때, 아버지는 어머니의 손을 놓쳤다. 서울역에서.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p.10
책의 첫 문장이다.
엄마를 잃고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그저 사라진 엄마를 찾는 것인가 싶지만, 곁에 있을 때 절대 모르던 이의 존재감을 그 이를 잃고서야 내 인생이 흔들릴 만큼의 상실감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나의 어머니 말고 있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다.
“있을 때 잘해“라는 너무나 당연한 노랫말에 자식은 부모를 포함하지 않는다.
엄마를 잊은 것조차 모르던 이들이 엄마를 잃고서야 그녀의 존재를 아로 새기는 이 이야기는 아마도 전세계 모든 자식들이 가지는 상실감일 것.
예전에 어느 드라마에서
”늙은 이모가 늙은 엄마를 잃었다“였나. 이 대사를 듣고서 새삼 나이와 상관없이 엄마를 잃는 다는 것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것을 잃는 다는 것을 되새겼다.
아내를 잃은 남편에게,
어머니를 잃은 아들에게,
어머니를 잃은 딸에게,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엄마라는 존재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음에도 우리는 결국 그 존재를 잃고서야 그 위대함을 깨닫는다.
엄마가 다치셨을 때는 큰 후회를 해놓고서도,
문득 문득 여전히 나는 엄마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한다.
누구에게 이렇게 무례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무례를 평생 참아주는 이가 엄마말고 또 있을까.
“엄마는 엄마가 할 수 없는 일까지도 다 해내면 살았던 것 같아. 그러느라 엄마는 텅텅비어 갔던거야.” P.260
자식이기에 가지는 특권이면서도, 가장 큰 후회로 남는 말한마디는 결국 나의 상처가 될 것임을 왜 매일매일 잊는지.
“ 평생을 아내로부터 천천히 좀 가자는 말을 들으면서도 어째 그리 천천히 가주지 않았을까. 저 앞에 먼저 가서 기다려주는 일은 있었어도 아내가 원한 것, 서로 얘기를 나누며 나란히 걷는 것을 당신은 아내와 함께 해 본적이 없었다“ p.168
슬프네.
후회하지 않게.
”모든 일은, 특히 나쁜 일은 발생하고나면 되짚어지는게 있다. 그때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싶은 것” p.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