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thddus님의 서재
  •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백온유 외
  • 6,930원 (10%380)
  • 2025-04-02
  • : 102,140

매년 기다리는 수상작품집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수상작품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시의성과 시대성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핫 한 주제에 대하여, 소설을 통해 질문을 하고 있기에 그러했다.
올해는 꽤나 다양한 주제가 작품집을 채웠다. 역시.

백온유 작가님의 <반의반의 반>
돌봄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만큼 우리의 삶의 질도 높아지면 좋으련만, 수명만 길어진 지금 3대에 걸친 이야기이다. 그 저변에 깔린 돈 5천만원.
5천만원은 영실에게는 최후의 보루 같은 것이 였고, 딸인 윤지와 현경에게는 돈의 존재가 드러난 순간부터는 나의 것이 되어버렸다.
곁을 내어주지 않던 영실을 돌봐온 수경.
딸과 손녀는 그녀가 그돈을 가져갔다고 믿지만, 수경은 항변한다. 나는 아니라고, 그리고 영실은 그 말을 믿는다.
가족이 아니라 나를 2년간 돌봐주고, 나와 함께 밥을먹고, 시간을 보내주고, 나를 위해 분홍색 스웨터를 떠온 수경이 그녀에겐 딸이고 손녀가 되었다. 수경이 가져갔던 들 영실에겐 그것이 중요하다기보다 수경이 왜 가져갔는가, 무엇이 그리 힘들었던가가 더 궁금할 터.
나는 이 이야기가 변해가는 가족의 역할이 어디까지 일까를 생각케한다. 믿음에 대한 배신의 측면에서는 딸과 손녀, 수경이 뭐가다를까 싶어서.

이희주 작가님의 ”최애의 아이“
개인적으로 나는 이 소설이 가장 흥미로웠다. 정자가 굿즈고, 내 아이가 나의 가장 최애가 주는 선물같은 의미라니. 정말 발칙하여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소설이랄까.
정자가 굿즈가 되고, 결국 그런 굿즈를 살 수 있는 것 조차 돈이다. 철저한 자본주의 세상 속에서 남과 여의 관계 조차 돈 아래 있는 것이다.
아이돌의 상품화, 여성이라는 성이 무시된 사회. 그런 사회 속에서 잘못된 상품을 품은 나의 선택은 어쩌면 예상 가능한 결말이였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강간으로 변하고, 최애가 최악의 상황이 되어버린 설정이 이만한 디스토피아 소설이 있을까싶은 생각을 하게했다.
남자도 여자도 말 그대로 현 체재를 유지하기 위한 오롯한 도구로 쓰이는 사회. 돈 아래 어떤 가치도 없어진 사회를 정자와 난자, 여자와 남자의 상품화를 통해 이렇게 신랄하게 그리는 작가님이라니.
작가님의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지는 소설이였다.

그리고 성해나 작가님의 길티클럽 : 호랑이 만지기.
나의 우상. 그리고 나의 현실. 내가 유일하게 좋아했던 감독과 아이 학대에 대한 진실. 믿고 싶지 않았고, 많은 이들이 욕했지만 믿지 않고 끊임없이 그에 대한 지지를 보내던 나였지만, 마음 한구석의 불안함과 찜찜함을 애써 누르며 그에대한 열렬한 믿음으로 대신한다. 하지만 그의 사과를 보며, 그 믿음은 일순간에 무너진다. 시간이 흐른후 치앙마이에서 이빨과 손톱이 다 빠져 무기력해진 호랑이를 만져보는 관광에서 왜 그가 떠오르는 것일까.
죄책감과 기쁨은 과연 동일선상에 놓어질 수 있는 단어인가? 자기기만 같은 상황 속에서 우리는 왜 옳은 선택을 할 수 없는 가?라고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나는 어떤 대답도 떠올릴 수 없었다. 몰인정할 수 없어서?...라는 대답에는 대체 누구에게 라는 질문이 되돌아왔기에 그러했다. 그래서 내가 행하는 행위 속에 죄의식이 느껴진다면 기쁨을 더 나중에 두지 말라는 경고하는 이야기 같았다.

제 16회 젊은 작가상수상작품집에서 관통하는 주제는 나와 타인, 우리가 있었다. 우리라는 말이 참 좋은 단어이지만, 그 단어를 쪼게어 보면 나와 너 즉 나와 타인으로 구성되어있고, 타인을 대함에 있어 나의 태도, 나의 시선, 나의 관점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들 같았다. 강보라 작가님의 “바우어의 정원”도 오랜만에 복귀하는 연극 무대에서 만난 후배와의 추억과 현실 속에서의 과장 조금 보탠 아귀 다툼 같은 느낌이였고, 
서장원 작가님의 “리틀 프라이드”는 사회적 소수자가 서로에 대한 위안이 되어주는 훈훈한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그 소수의 위치에서 벗어나기위해 타인을 멸시함으로써 우월감을 가지는 삐뚤어진 생각은 왜, 어디서, 누가 그 잘못의 시작을 만들어낸걸까..?를 생각케 했다. 

우리라고 묶인 그룹에서조차 나와 타인이 나뉘는 세상.
그런 무서움이 각각의 이야기 속에 있었다.
가족, 동료, 우상, 사랑, 결국 나에게 까지.

재밌다.
역시 올해도 탁월한 선택!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