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로 인해 알게 된 분이지만, 정치적 입장보다 이분의 말과 글이 좋았다. 유려한 말만큼이나 글도 논리적으로 쓰는 느낌이랄까. 담백한 어투로.
이 책은 그런 유시민 작가가 출판사 차이에서 '공부의 시대'라는 주제로 특강했던 강연을 정리한 책이다. 책의 사이즈가 작고, 얇아서 금방 읽었다. 강연을 정리한 책이다 보니 글에서 유시민 작가의 음성이 들리는 듯 했다.
공부라는 주제에서 가장 베이스가 되는, 책. 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 느낄 수 있는 것, 그래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책 중 분명 나도 읽은 책인데, 나는 왜 기억이 안나지.ㅠ 하는 슬픔이 일었던건 안비밀.
반가운 책 <사피엔스> 그저 유명한 책이여서 읽었던 사피엔스가 책의 첫꼭지이다. 나는 사피엔스를 지식으로써만 읽었다. 내가 알던 농업혁명을 이런 측면에서 볼수도 있구나.. 뭐 이런 느낌으로. 하지만 유시민 작가는 인간적인 측면을 보고 있었다. 우리모두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종으로써 말이다. 그래서 너와 나가 아니라 "우리"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지구인의 측면으로 말이다. 다음 책 코스모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식의 측면으로도 분명히 읽었겠지만, 작가의 의도, 그가 말하고 싶은 궁극적인 면을 읽어내려간다. 글자와 글자사이를 읽는 느낌이랄까.
그런 점을 통해 작가 유시민은 과학책에서 인간을 본다. 지식적인 인간이 아니라 감정을 느끼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를 말이다.
그점이 책을 읽는 궁극적인 이유라고, 온전히 책에 감정을 이입하여 읽음으로써 내가 알지 못했던 감정을 일깨울 수 있는 것, 그래서 타인에게 깊은 공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처음 들어보지만, 작가가 참 좋았다고 말하는 책 <어부사>. 이 책에서 작가가 아!라고 느꼈던 문장이 아쉽지만 내게는 어려웠다.
"창량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량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라" p.54
앞뒤 내용 없이 이 문장만을 읽었을 때는 나는,, 내게는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물론 저자에게는 탁!하는 문장이였다 했지만.
"사람은 나약한 존재라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면 어디에든 기대려고 합니다. 종교에 기대기도 하고 멘토에 기대기도 하고 술에 기대기도 합니다. 저는 책에 의지합니다." p.55
그래서 정치를 그만 두었다 했지만, 나는 나약한 존재이기에 어떤 기준이란 것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늘 그 기준조차 흔들리는 나이기에 말이다. 결국 어떤 거대한 현실앞에 오롯한 나를 내세우지 말고, 어쩌면 현실을 따라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살아가는 것도 괜찮다~는 말이기에 그 안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본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해서 말이다. 특히 정치라는 끊임없이 요동치는 곳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오롯한 힘으로 버텨냈던 저자에게는 저말이 아하. 싶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같은 팔랑귀는.. 흠..
이 책은 저자가 읽었던 책을 기반으로 공부, 책, 말, 글 등에 대해 그의 말을 싣고 있다. 강연내용이다 보니 잘 읽히고, 얇아서 곰방 읽기 좋은 책.
나는 읽었던 책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렇게 기록을 남기려고 하는 면도 있지만, 저자처럼 읽은 책을 온전히 체득하여 자신의 언어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을 보니 새삼 또 부럽다.
"인지혁명"의 핵심은 언어라고 말하는 작가. 그 언어를 표현하는 수단이 말이고 글인 셈. 내가 이 책을 읽고 다시금 다짐한 것은 책을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것과, 내가 느끼고 생각한것을 정확한 글로 표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그 바탕은 역시 책에 있다는 것. 어휘 공부를 해야겠네..
굿.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