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의라는 단어 앞에 붙은 ”무한“이라는 형용사가 꽤나 낯설다. 정의에 무한이라는 의미가 맞는 것일까?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이상한 것일까?
그래서 궁금했다. 이 책이. 왜 무한 정의일까.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얼마전 보았던 연상호 감독의 계시록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무한이 이런 의미 였구나. 싶어서.(절대!! 같은 스토리가 아니다, 다만 작가가 말하는 무한이라는 의미가 그 드라마를 연상시켰을 뿐이다.)
주인공 류이치는 이케부크로 경찰서의 형사과에 근무하는 경찰이다. 그런 료이치의 집에 같이 일하는 다니카와, 소우마, 오디기리가 쉬고 있다. 관내에서 연쇄살인이 발생해 벌써 3주동안 쫒고 있으나 어떤 단서도 나오지 않아 오리무중에 빠진 상태다. 료이치는 경찰답지 않게 꽤나 부유해 보이는 집에서 딸 카나, 아들 쇼타를 두고 있다. 그의 재력은 그의 와이프 에키코 덕분이다. 류이치는 승진시험을 앞두고 있었고, 승진시험만 무사히 통과하면 본청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성실함으로 꽤나 인정받고 있는 경찰이였기에.
그런 류이치 앞에 시련이 닥쳤다. 에리카와 류이치의 큰 자랑이였던 카나가 사람을 죽였다. 정당방위였으나, 영국 발레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고, 자신은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던 상태. 상해도 아니라 살해였기에 정당방위를 인정받더라도 그 모든 것은 한낯 꿈으로 남을 수 밖에..그래서 류이치는 자신의 관내에서 발생하는 연쇄 살인으로 꾸몄다. 성소자의 시그니처를 죽은 이의 몸에 새겼다.하지만, 경찰은 이번 살인사건의 현장감식을 통해, 여러 정황이 성소자가 아닌 모방범의 출현으로 의심을 한다. 류이치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 초조하던 중, 성소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경찰이 확보한 증거를 없애라. 너의 딸이 시마다를 죽인 증거를 가지고 있다”류이치는 자신의 미래와 딸의 미래를 위해 진짜 성소자의 협력자가 되었다.
처음엔 딸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러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거짓은 처음의 오류를 감추기 위해 계속해서 죄를 짓게 만든다. 마치 늪에 빠진 것 마냥.. 다시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와 버린 류이치는 결국 자기 합리화를 하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인지부조화로 류이치는 점점 이전과 다른이가 되어가고, 그런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은 자신으로 인해 희생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 행위의 정당성을 찾는다. 어짜피 나쁜 놈이였으니, 죽어 마땅했다고.. 마치 성소자처럼 말이다.
그런 류이치의 생각은 결국 딸 카나로 향한다. 이 파트가 개인적으로 나는 가장 두려워지는 순간 이였다. 끊임없이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숨길수 없는 죄책감을 드러내는 카나에게 조차 류이치는 분노를 느낀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정말 류이치가 성소자 인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 였다.
저자가 말하는 무한정의란 한 개인이 오롯이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울 때 그의 생각 속에서만 존재하는 그런 것인가 싶었다. 내가 말하는 것이 행위하는 것이 모두 정의다라고 말하는 사람만큼 두려운 존재가 있을까? 어쩌면 "justice"라는 개념 역시 모두가 공유하는 Definition이 모호하다면, 어쩌면 그것도 굉장히 주관적인 의미가 되어버릴 수도 있는데...
새삼 그 JUSTICE가 두려워지는 스토리다.
스릴러를 읽으며 범인이 궁금해지는 이유가 사건으로 인함이 아니라, 류이치가 혹시 진짜 성소자는 아닐까?하는 의심 때문일 줄이야. 딸과 나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거짓은 무너지는 자신을 감당하지 못한 한 사람은 그릇된 신념을 정의로 만들어버렸다. 그 모든 사실이 밝혀질 때 류이치는 원래의 류이치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의 행위가 잘못되었음을 그는 죽을 때까지 이해 할 수 있을까.
성소자는 과연 누구일까?
거짓이 거짓으로 덮이는 것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질문이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게 하는 책.
재밌다.
두렵기도 하고.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어느 선택도 절벽 위의 나를 구해주진 못한다면..
나는 거짓을 택할 까. 진실을 택할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