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장 속에 또 하나의 뇌가 있다”라는 글귀를 보고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일전에 장을 다룬 프로그램에서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유산균을 통해 장내 미생물인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맞추도록 했을때, 병의 진행이 더뎌지고, 인지능력이 향상되었다는 내용을 본적이 있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장이란 과연 어떤 장기일까. 우리에게.
이 책은 장속 미생물이 뇌와 어떻게 연결이 되고, 장 내 미생물로 인한 다양한 증상등을 이야기한다. 물론 아직 저자의 가설인 상황도 있지만, 장내 미생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만 대변에만 있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장”이라는 장기에대해 일전에 읽었던 “살갗아래”라는 책에서는 죽음과 맞닿아있는 조직이라고 했었다. 인간의 모든 장기가 삶을 영위하기위해 존재하지만, 장은 죽음을 통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그런 조직이라고.그런 장에 뇌와 통하는 축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장은 고유의 신경계를 가지고 있다고한다. 또한 장속 면역 세포는 몸속 전체의 면역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생존에 관련되었는지도.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고 남은 찌거기가 마지막까지 머무르는 곳이 장이니까.
그렇기에 장에서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미생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산균 역시 미생물의 일종.
그런 미생물은 그렇다면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우리 몸에 가진 미생물은 우리의 어머니로 부터 온다. 그리고 지금 형성된 내 장의 미생물은 나의 유아기 때 형성된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오홋.
달리아의 경우, 유아기때 어머니가 관장을 자주 시켰던 이유로 현재까지 불안, 만성 통증, 만성 변비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녀의 장이 죽어있다고 했지만, 그녀의 소화기관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동작하고 있었다. 다만 유아기에 받은 관장이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주었고, 그로인해 장-뇌 축에 설정 오류가 생긴것이라 저자는 추측했다.(정확히 밝혀지진 못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다른 과들을 거치고 거쳐 그에게 까지 온 그녀였기에.
정말 그렇다면 우리는 한번 세팅된 상태로 더이상은 건강한 삶을 살 수 없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 스트레스로 부터 벗어날 수 없고, 모체가 스트레스나 외부 충격을 통해 뇌와 장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태아에게도 같은 기억이 심어지고, 어쩌면 평생을 그리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르는 삶이라니 끔찍하지 않은가. 하지만 그 역시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방식이였는지도 모른다. 모체가 겪었던 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생존 가능성을 높여왔던 방식의 진화였다면.....
모체에 강한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우리의 몸은 호르몬을 붐비하고, 그런 호르몬은 장내 미생물의 변화를 가져온다. 그리고 그 영향은 태아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것. 태어나는 순간, 엄마의 모유등을 통해서 말이다.
다만 이런 미생물이 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한 매커니즘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 부분이 명확해 진다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들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스톤씨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이미 정해진 유아기때의 미생물로 인해 우리의 몸이 바뀌지 않는다면 건강을 위해 하는 모든 행위는 의미없는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때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이 장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런 장이 뇌에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한다.
”나는 뇌 장 축 프로그램이 평생 변하지 않는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인간의 뇌에는 전전두피질이라는 독특한 영역이 있어서 변형된 뇌회로의 기능을 무시하고 새로운 행동을 학습할 능력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p.168
이 책을 읽다보면 인간의 몸은 정말 신비롭다는 생각을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 병을 발현시킨 인자에 따라 치료가 다르다. 증상에 대한 치료방식이 그 병 자체가 아니라 그 병을 일으킨 원인에 따라 달라져야 하다니. 그리고 우리 몸이 그런 모든 히스토리를 가지고 움직이는 생물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
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취약한 점을 미리 알아내어 예방할 수도 있는 것. 이런 연구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자폐스펙트럼 장애, 우울증,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에 대한 취약성을 알아내 해당 병에 새로운 접근방식이 될지도.
정말 제목 그대로.. ”세컨드 브레인“
오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