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아이를 보고, 2편을 읽으며 나는 다른 이야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작가님이 말했던 진실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1편만으로 충분했다는 생각을 해서였을까.
마지막 작가님의 말을 통해서 2편을 쓰게된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었지만, 사실 이번 편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했다.전편은 서은과 주연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었다. 당신은 저런 상황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할 것인지를.
그렇다면 2편은 1편에 던졌던 질문에 대해 우리에게 그 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은의 죽음.
가장 친했던 친구를 잃었던 그날의 기억을 지워버린 주연. 그리고 언제나 서은의 곁에 있고자 했던 주연의 행동은 모두 학교폭력이라는 이름이 씌워졌고, 주연은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드디어 나타난 목격자로 인해 살인자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
형사의 촉일지, 오랜 경력일지에서 나오는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고, 파고든 이와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던 변호사로 주연의 무죄는 밝혀졌지만, 언론과 대중은 여전히 주연을 살인자로 대한다.
주연 스스로도 그 굴레에 갖혔다.
학교로 돌아왔지만, 누구도 그녀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오로지 서은만이 그녀곁을 맴돌뿐.
그리고 서은은 계속해서 그녀에게 말을 건다. 주연은 그 말을 듣고 싶지만 들을 수가 없다. 주변의 소음이 너무 시끄러워서.
일상이 주는 평온함.
오로지 주연이 바란것은 그거 하나였다. 그 일상을 서은이가 주연에게 주었다. 그래서 주연은 서은을 더 놓을 수 가 없었다. 낭떠러지의 끝에 있었으니까. 그것이 서은에게 집착아닌 집착을 하게된 이유였다.
“그렇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자란 소년은 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아빠가 되었다.” p.107
서은은 주연을 그녀의 엄마에게 이끌었고, 주연은 따라갔다. 그곳에서 주연은 서은의 엄마에게만 말할 수 있었고, 그녀가 주는 밥만을 넘길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의 행동이 서은에 대한 행위를 정당화 할 수 있는 이유는 되지 않았으나, 그 제대로 자라지 못한 아이의 내면이 아팠다.
그래서 서은의 어머니도 그녀를 받아 들였는지도.
오롯이 타인을 말만으로 누군가를 판단하는 말.
나타난 결과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말,
특정 면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말,
진실을 보고자하는 눈을 감고, 믿고싶은 것만 보고 떠는 말.
그런 한마디의 말이
주연을 찔렀고,
서은을 찔렀고,
모두를 눈감게 했다.
그럼에도 다친 아이를 보고 외면하지 않는 어른.
그 어른의 말을 듣고 그저 옆에서 밥을 먹어준 학생.
누구와도 어떤 밥도 먹지 못하는 학생을 외면하지 않은 선생님.
내 딸의 가해자였지만 배고프다는,, 내 딸을 따라왔다는 아이를 외면하지 못한 엄마가
주연을 살렸고,
그리고 그녀의 부모를 진짜 부모로 성장시켰다.
진실과 믿음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는 작가님의 말이 다시 깊게 다가온다.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이 혹시 실수가 아니었을까 하는 안개 같은 두려움으로 변해 몸속에 가득 퍼져 나갔다. 박형사는 그런 신 형사의 가슴속에 번지는 두려움을 느꼈다.” p.18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