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TV를 통해 알았다. 몇년 전 독서 관련 프로그램에서. 신기한 제목이네. 싶었는데(그 프로그램은 보지 않았다. 책 제목만 보고 보지 않았던 기억이..) 그리고는 엄밀히 말하자면, 제목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 이였던 듯.
이 책은 신경 학자인 저자가 신경학 질환을 가진 24명의 환자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전문가이지만, 어렵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많이 놀랐다. 해당 질환에 대하여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이라 가능했을 지도. 하지만, 그 조차도 어떤 알려지지 않은 질환, 특히나 신경학적 질환인지 아니면 정신의학적 질환인지 조차 명확치 않은 환자를 바라보는 그의 태도는 의사로써 바라보는 관점도 있지만, 그 전에 인간으로써 환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놀라웠달까. 이 책의 다양한 신경학적 질환 중 내가 가장 놀랐던 ”크리스티너‘의 질환이였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니.. 내가 나의 몸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감각, 그로인해 삶을 아니 나 그자체를 송두리째 잃어버린 “존재 상실감”을 가진채 살아가야 하는 건 어떤 것일까.그리고 그와 정 반대로, 이미 없는 신체에 대해 느끼는 감각 ”환각“에 대한 신경학적 질환.두가지는 질환은 정 반대인데...이미 존재하는 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없는 기관에 대한 감각을 가지는 환각.있는 몸에 대한 감각을 염증으로 잃어 “척추가 빠져나간 상태“와 없는 기관에 대한 통증을 느끼는 ”환각“어떻게도 돌아오지 않는 감각, 어떻게도 사라지지 않는 감각.저자는 의사로 케이스들에 대해 환자의 삶을 지켜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한다. 하지만 결국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들이고, 그 질환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은 환자의 몫이다.
‘아무도 경험 한 적이 없는 상황에 맞서 상상을 뛰어 넘는 어려움과 장애를 상대로 싸워온 그녀는 불굴의 혼을 지닌 훌륭한 인간으로 오늘날까지 살아왔다. p.101’
이 책을 읽으며 한편 나는 다름에 대해 생각했다. 누군가 나와 다르다.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이상하다가 아니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어떻게 달리 보이는지를 말이다.특히 지능이 떨어지는 이들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서.
“그것은 마음의 ’질’과 관계가 있다. 게다가 조금도 손상되지 않고 오히려 높아지기까지 한 마음의 ‘질‘이다. p.290”
이 한마디가 나를 얼마나 부끄럽게 했는지. 이상해서 피해야 하는 사람, 이상해서 대화가 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나보다 질 높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태도. 마음가짐.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마치 마음 따듯해지는 소설을 한편 읽은듯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또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해주는.
오래도록 사람들이 찾는 책은 그 이유가 있다. 지식을 알게 해주는 것에 더해 사람이 사람을 보는 태도를 바꾸게 해주는 책.
추천!
”아무리 기묘하고 이상하게 여겨질지라도 이를 ’병적‘이라고 불러서는 안된다. 우리들에게는 그렇게 부를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p.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