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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바버라 F. 월터
  • 19,800원 (10%1,100)
  • 2025-01-20
  • : 11,925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아노크라시라는 말은독재(autocracy)와 민주주의(democracy)의 합성어로, 독재와 민주주의의 중간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2024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일련의 사태가 없었다면, 아마 나는 이 책에 관심이 가질 않았을 것이다. 
 외국에서만 보던 일이 우리나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났기에 나는 궁금했다. 대체 왜 일까.


저자는 “내전”은 고대, 중세에는 없었던 일이라고 한다. 현대사회 들어와서야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그런 내전에 대하여 이 책은 과거에 발생했던 사건들을 분석하여 발생하는 원인, 과정을 분석한 책이다. 책 속의 내용 중 개인적으로 내게 제일 아이러니 한 부분은 현대 사회에 있어 발생한 내전의 기반에는 민주주의가 있었다는 점.(사실상 표면적 민주주의였고, 급진적 형태로 진행될 경우 그런 현상이 더 도드라졌다.) 그리고 이런 민주주의가 아노크라시로 변환하는 그 사이에는 “선출된 지도자”들이 있었다. 히틀러와 같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권력. 그들은 쥐게 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 나라가 민주주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절차적 안전장치를 무시한다. 그리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경제, 안전등의 슬로건으로 공포를 양산한다. 타자화를 통해 적을 만들고, 적들에 의한 두려움을 해결하는 유일한 자가 '나'라고 말하는 것.
“파벌화 되었다 p.60” 그런 이들을 <종족 사업가>라 칭한다.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용어임). 그들은 파벌화를 통해 너와 나의 선을 긋고, ‘나‘가 아닌 타인을 전부 적대화한다. 르완다에서 후투족이 투치족을 <바퀴벌레>라 칭한것도 그러했고, 어쩌면 우리가 70,80년대 냉전시대 속에서 북한의 지도자를 각종 동물에 비교하며 완전한 악인을 만들어낸 것도 그러했다. 히틀러가 “우생학”을 들먹이며, 유대인을 인간 이하의 종족으로 분류한 것도 같은 맥락.현재는 인도의 모디 총리가 그런 모습을 띄고 있고,2018년 브라질의 보우소나루가 그랬다. 그들은 종교, 인종을 이용해 인종의 단층선을 만들어냄으로써 지지자들의 강력한 결속력을 만들어냈다. 
대체 그럼 왜 시민들은 그런 이들에게 동조하며 점점 더 폭력적으로 발전하는 것일까. 저자는 “폭력적으로 바뀐 집단들이 대체로 정치 과정에서 배제된다고 느끼다는 것이다.p.92”라고 한다. 사람들은 가난이나 실업, 차별을 참을 수 있으나, 원래 ’내‘것이라고 믿는 것의 상실을 견딜 수 없다는 것. 그렇기에 21세기 가장 위험한 집단은 과거에 지배적 집단의 위치에서 현재 그렇지 못한 집단이라고 한다. 아무리 현재 차별 받아도, 힘들어도 언젠간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그것은 곧 불확실성을 의미하지만, 그 불확실성이 확실성로 바뀌는 순간이 곧 그 집단이 폭력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며, 내전의 시발점이 된다고.. 결국 국가가 '나'를 챙기지 않는다는 완전한 절망감을 이용하는 집단인 것이다. 고작 말 한마디로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불안을 이용해 공포로 바꿔 폭력적으로 변하게 만드는 <종족 사업가>들이 과거에는 없었을까. 있었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논리에, 의견들로 인해 그들의 말은 힘을 갖지 못했다. 그런 그들의 말이 지금은 힘을 가지고 퍼져나간다. 그들의 권력으로 향하는 꿈을 현실화 시킨 것은 ”소셜 미디어“이다. ”소셜 미디어는 모든 종족사업가의 꿈이 실현된 공간이다. 알고리즘은 충격적인 자료를 두드러지게 내세움으로써 극단적 민족주의자들이 사람들에게 <타자>에 대한 유독한 견해를 심어주게 도와준다.“ p.156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언어는 희망이 사라진 집단에게 연료가 되어 퍼져간다.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언어로. 그리고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은 계속해서 듣고 싶은 말만 들을 수 있도록 돕는다.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선거에 지고서도 수십 일동안 지지자들에게 불법 선거 운운하며 선동한 수단도 소셜 미디어였고, 그로 인해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이 일어났다.
총 1~6단계, 분류와 상징화, 차별, 비인간화, 조직화. 양극화의 단계로 진행되는 내전의 양상은 정치적 양극화가 반드시 내전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는 파벌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인셈. 지리, 종교, 인종을 통해 파벌을 만들고, 약탈적으로 상대를 배제하고, 오로지 자신의 파벌에만 유용한 정책을 펼침으로 파벌화가 완성될 때가 내전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그리고 그들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 소셜미디어인셈.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런 ”내전“을 막을 수 있을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저자가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진 않는다. 이 책 자체가 내전의 원인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기도 하고,,저자는 정치가 포용 정책을 펼침으로써 내 나라에서 배제되지 않고 있다는 안정감이 내전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 아닐까…. 물론 내전의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예를 통해 그 가능성을 말하고 있지만, 사람만이 그것을 막을 수 있다는 말도 맞지만, 반대로 이런 불안을 만들어낸 것도 사람인 셈이니까. 
책을 읽으며 가장 두려웠던 점은 우리나라는 견고한 민주주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우리도 사람에 의해 흔들렸다. 물론 사람들로 간신히 지켜내기도 했지만. 
그럼 이런 일들을 막기 위해 우리는  특정 인만 배제하면 괜찮은 것일까?! 그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하는 책.
그래서 그럼 왜? 라고 질문을 던지며, 내가 가진 생각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책. 그래서 내가 앞으로는 어떻게 해?라는 질문에 생각하라고 말하는 책이다.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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