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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ddus님의 서재
  • 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김멜라 외
  • 6,930원 (10%380)
  • 2024-03-31
  • : 65,345

지인으로부터 몇년전에 처음 소개받아 읽기시작한 수상작품집.  매년 끊을수가 없다. 아. 이런일이 있었지 싶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주제들이 가득하고, 새로운 작가들을 만나는 기쁨을 주는 책.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작품은 김지연 작가님의 반려빚. 처음에 빚을 빛으로 읽고서는 빛에 반려라.. 뭐지? 싶었는데 빛이 아니라 빚이라니... 빚에 허덕이는 모습에 반려라는 표현이라. 정현의 빚의 대부분은 사랑했던 서일로 인함이였다. 그리고 그녀는 떠나갔다. 빚만남은 정현. 닥치는 대로 일을했지만 빚은 줄지 않고, 내 목을 옥죈 빚은 꿈에서조차 내가 먹고싶은 커피한잔을 하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서일. 하지만 정현은 서일을 매몰차게 끊어내지못한다. 이혼 후 돌아온 서일은 제법 큰 돈을 나에게 입금했으나 이자는 계산하지 않은 금액이였다. 하지만 나는 서일이 남기고 간 빚을 다 해결하고, 카드로 살아간다. 또다른 빚의 시작인걸까. 어느 날 반려빚은 너무나 당연히 나의 꿈속에 나타난다. 나는 이미 그 빚을 다 떠나보냈음에도. 너무나 당연히. 
정말 놓은 것일까.
이 시대 안에서 그저 나의 힘으로만 서야 하는 많은 이들에게 빚은 정말 평생의 반려처럼 붙어있다. 그 끔찍을 '반려'라는 말과 붙인 작가가 가혹하다 해야 할지, 긍정적이라 해야할지. 이 소설을 읽으며, 그저 헛웃음이 지어졌다. 

그리고 뭐라 말할 수 없는 김지연 작가님의 파주. 군대 선임의 폭력에 시달렸던 피해자 현철이 가해자 정호를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현철은 정호에게 한달에 백만원씩 당신이 나를 괴롭힌 벌로 1년을 달라한다. 그러면 사라지겠다고. 그런 현철을 바라보며 정호는 욕을 해대지만, 돈을 입금하고, 정해진 날짜에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현철은 정호의 곁을 어김없이 헤매인다. 어떤 언급도, 해악도 끼치지 않지만, 정호는 현철이 두렵다. 왜일까. 현철은 아무것도 안하는데. 돈을 주기 싫어서이지만 정호는 현철에게 사과도 했다. 그런데도 현철은 딱 1년 한달에 백만원을 요구한다. 
그것 만이라도 해야겠다는 현철은 1년이 지나 정호의 곁을 떠났지만, 이제는 과거를 떠나보냈을까. 수년이 지나고도 잊지 못해 결국은 그것만이라도 해야겠다 찾아오는 현철을 떠나보낸 정호는 다시 원래의 일상을 찾는다. 현철은 위로 받았을까. 정호는 현철을 정말 잊었을까. 최근 밀양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고, 피해자는 아직도 고통속에 살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감히 피해자의 상처를 가늠할 수조차 없기에 파주라는 이 작품이 오래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에 대해서 말이다.

대상 작품인 김메라 작가님의 <이응이응>. 육체적인 쾌락과 정신적 사랑의 묘한 대응이랄까. 그리고 선택적 공감으로 인한 혐오가 일상이 된 지금 공감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어차피 세상은 멸망 할 텐데>, 교육자에 대해 학생에 대해, 지금의 학교가 학생에게 가르치고하는 것과 학생이 학교로부터 원하는 것의 괴리랄까. 묘한 씁쓸함을 남긴 <보편 교양>, 가짜와 진짜 사이에서 진심을 다한 가짜가 스스로 진짜가 되어버린 <혼모노>, 그리고 스릴러일까. 돈과 권력의 수직적 관계를 보여주면서도, 등장 인물 모두가 회색 빛처럼 보이는 <언캐니 밸리>. 지금의 시대를 담고 있으면서도, 그 속에서 보이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였다. 그래서 늘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즐겁다.

올해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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