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전체보기

알라딘

서재
장바구니
thddus님의 서재
  • 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
  • 유광수
  • 16,200원 (10%900)
  • 2024-03-15
  • : 710

“고전” 앞에 붙는 욕망이라는 단어. 묘한 느낌이였다. 뭔가 알것 같기도, 모를것 같기도 한 그런 느낌? 그리고 책 속에서 다루는 고전을 보고서는 아항~ 싶었는데, 읽다보니, 고전속에 숨어있는 내용이 이리 많을 줄이야, 싶기도 했고, 오호라~ 싶기도 했던 책이다ㅎㅎ 그리고 구운몽이 이렇게 심오한 작품이였나..싶은 생각까지.
책은 흥부놀부전, 춘향전, 홍길동전, 구운몽을 통해 우리의 고전속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중 나에게 제일 신기하고도 놀라웠던 작품은 흥부놀부전이였다. (흥부놀부전이 제일 예상치 못한 내용이 숨어있어서 였달까..)

첫 작품. 흥부놀부전.
권선징악, 착한이는 반드시 복을 받는다.는 교훈으로만 알고 있고, 우리 모두 알고 있는 흥부놀부전.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고전을 나는 책으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원전 그 자체를 말이다. 유치원, 아니 그보다 어렸던 시절 글자도 아니고, 할아버지가 읽어주는 그림동화로만 접했었다. 그런데 이 고전속에 그리 많은 내용이 숨어있을 줄이야.
저자는 흥부도, 놀부도 욕망에 사로잡힌 존재라고 한다. 누구는 옳고, 누구는 그른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욕망이 보이는 스토리라는 것.   놀부가 부자고, 흥부는 가난했다는 배경지식’만‘을 기억하는데, 사실 놀부와 흥부의 부모는 두형제에게 그리 남겨준 것이 없었다. 놀부는 노력(어짜면 악독?)했고, 그렇게 돈을 벌었고, 유지했기에 부자가 되었고, 흥부는 그저 사람 좋은 사람으로만 살았으니 가난했다. 생각해보면, 내 가족 중 흥부 같은 이가 있다면 나는 아마 속터져 죽었을 것이다. 
 그런 흥부가 하는 유일한 돈벌이는 남의 매를 대신 맞아주는 것일뿐. 스스로 농사를 짓지도,  경제력을 갖기위한 다른 행위를 하지 않는다. 이것은 곧 흥부의 무능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상태속에서도 그는 그저 남좋은 사람일뿐. 이것은 흥부의 욕망이다. 좋은 사람, 선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나는 이런 흥부놀부전에에서도 행운을 나타내는 제비가 주고 간 씨앗, 박에 대한 부분이 가장 놀라웠다. 박이 보여주는 흥부와 놀부의 욕망을 저자는 도박에 비유한다. 좋은 것이 나오든, 나쁜것이 나오든 끝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 보였던 두 형제의 행위가 그들의 생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서 였을까. 우리 모두에게는 흥부의 모습도, 놀부의 모습도 있다. 어떤 모습이 조금 더 부곽되느냐의 차이일뿐. 그렇다면 나는 흥부에 가까울까? 놀부에 가까울까. 놀부의 경제력에 흥부의 마음을 갖고 프다면 이건 나의 욕망이려나. ㅎㅎ
어렸을 때 읽은 동화가 나이들고 보니, 세삼 흥부가 이렇게 한심하게 보일 줄이야 싶었던 파트. ㅋ

그리고 세삼 변학도가 불쌍해졌던 춘향전. 춘향전이 당시 여성이 꿈꿨던 여성의 로망이였다면, 아마도 홍길동전은 당시 남성이 꿈꿨던 남성의 로망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춘향전이 당시 박색해서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아 자살한 기생 춘향의 원혼을 달래기위한 굿에서 비롯된 이야기라니. (그래서 춘향전 스토리에서 춘향이 그리 빼어난 미모로 그려진 것이라고 한다. +_+)
춘향전에서 우리는 춘향이의 절개와 이몽룡의 사랑을 그리지만, 사실 변학도는 탐관오리였는지도 정확치 않고, 그랬다면 암행어사로 왔던 이몽룡은 그 지방 사람들의 억울함을 풀어줘야하는데, 말그대로 ’춘향이‘만 구했다는 구절에서 실소가. ㅎㅎㅎ 또한 양반인 이몽룡과 당시 가장 천한 계급의 기생인 춘향이가 결혼을 해 ’정경부인‘이 되었다는 것은 정말.. 생각해보면 요즘의 신데렐라 스토리보다 더한 이야기이지 않은가. 마치 여성 서사의 역성혁명같은 느낌이랄까. 

이와 유사하게 책에서 다루는 홍길동전 역시 그러하다. 홍길동은 호형호제를 할 수 없어 집을 나간것이 아니라, 목숨의 위협으로 인해 집을 나갔고, 활빈당을 만들어 도적질을 하여 불쌍하 이들을 돕지만, 이것은 홍길동의 욕망이다. 그가 그렇게 명성을 떨치고 왕 앞에 나아가 벼슬을 제수 받고, 이나라를 떠나 당시 잘살고 있던 율도국을 무력으로 점거하여 살았던 이후의 스토리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그저 형보다 우수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나라의 주인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  

그렇기에 나는 춘향이는 당시 천민 또는 양민 여성의 꿈이고, 홍길동은 권력을 가지고 픈 남성들의 꿈이 고스란이 녹여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두 작품 모두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편 제일 어려웠던 파트는 구운몽. 구운몽에는 유가사상, 불가 사상이 모두 담겼고, 결국은 각기 달랐던 성진과 양소유의 삶의 순환 윤회를 통해 욕망했던 삶을 살았던 그 둘은 결국 성진이곧 양소유이고, 양소유가 곧 성진임을 말하고 있었다.그렇기에 어느 한쪽만이 ‘나’라는 존재를 오롯히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이야기는 나를 한정짓는 요소를 가지지 말것이며, 또한 가짜와 진짜의 구분 또한 사실상 무의미하다 말한다.  이런 구운몽을 저자는 ‘깨달음의 텍스트’라 말한다. 사실 구운몽에는 불교철학에서 말하는 윤회, 공의 철학이 담겨있는데, 사실 그 부분이 꽤나 어렵고 심오하다. 그런 내용을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 구운몽인셈. (그래서 제대로 알려니 어려웠던 걸까.ㅎ)

고전의 이야기 속에는 당시 다수의 사람들이 꿈꿨던 욕망이 담겨있으면서도, 사람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도 담겼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우리 역시 그런 욕망과 사람됨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 중임을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지금의 드라마에서도 아주~ 자주 등장하는 ‘나를 이렇게 대한 여자는 너뿐이야’라는 대사가 보여주는 신데렐라 스토리, 개천에서 용이 나와 멋찌게 재벌가를 무너뜨리는 스토리. 
모두 춘향전속에, 홍길동전속에, 흥부놀부전 속에 담겼다. 그러면서도 구운몽에서 말하는 ‘나’라는 존재를 한정짓지 말라는 인간에 대한 스토리 역시. (요즘 회귀물이 많이 나오길래.ㅎㅎ)
뭔가 소재나 말투만 달라졌을 뿐, 이야기는 돌고돌아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책.
 
재미나다.
고전 비틀어 읽기.ㅋ

추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