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고미숙
18세기 조선의 백수 연암 박지원의 사상과 이야기를 통하여 많은 시간을 가지고 힘겹게 살고 있는 현대의 백수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조선시대 연암도 사대부 집안으로 태어났지만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 자발적 백수로 지냈다.
“왜 과거에 급제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연암은 청년시절 심각한 거식증과 우울증을 겪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자 애를 썼으나 아마도 실패하여 고통스러운 청년기를 보냈을 것이다.
너무나 답답한 나머지 거리로 뛰쳐나가 무작정 사람들을 만났다. 남녀노소 직업귀천 불문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고 하다 보니 그 속에서 자연히 치유가 되었다.
그래서인가 연암이란 사람은 누구든지 친구로 지낼 수 있었고 또 그를 위해주는 참된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었다. 여럿이 어울려 이야기를 하며 웃고 떠들고 지내니, 비록 물질적으로는 가난하나 참된 행복을 맛보지 않았을까?
과거에 급제하면 부유한 삶을 살 수 있으나, 자신의 의지대로는 살지 못한다.
정당에 휘둘려 당파싸움을 하던지 자신을 혹사시켜 성과를 이루어야 하는 스트레스 가득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 하였을 것이다.
지금으로 보자면 대기업에 취업이 아닌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싶어 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슬기로운 백수생활을 위해서는 검소한 생활, 자립심, 끊임없는 배움, 다양한 인간관계를 이야기 한다.
인생의 초점을 단순한 부의 축적이 아닌, 개인의 내적 성장과 자유로운 생활을 추구하는 삶으로 변환시키자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교하게 된다.
열심히 일해서 가족들 건사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돈을 내려놓고 살 수 있냐고 반문하게 된다.
그렇다면 반대로 돈 없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남들이 생각하기에 그래도 잘 살았다고 평가받으려면 일단 집 한 채는 있어야 한다.
직장도 잘나가는 직장에 다녀야지 인생 잘 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게 옷도 좀 잘 입어야 한다.
결혼의 짝도 좋은 조건과 좋은 외모를 선호한다.
아이들도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다니게 하려면 남들 다 하는 학원과 과외를 시켜야한다.
자연히 경쟁을 하게 되어 진정한 친구의 개념도 없게 된다.
좋은 친구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친구고 잘나가는 친구들이다.
작가가 말하는 진정한 백수란 바로 “이런 상황을 내려놓아도 나는 충분히 만족하면서 잘 지낼 수 있어”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타인의 평가를 내려놓고, “집이 없으면 좀 어때?”, “월급이 적으면 행복할 수 없나?” “결혼 좀 안하면 어때?” “옷은 깨끗이 입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을 좀 내려놓고 순수하게 “나는 정말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진정 대답할 수 있는 대한민국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해본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백수가 된다. 평생 일하는 사람은 없다.
그때가 되면 자신의 행복의 척도를 능력에 맞춘 삶을 살았기에 자신이 능력이 없게 되면서 자신을 비관하고 삶이 위축되어 진다.
이 책에서는 미리미리 삶의 관점을 바꾸어 “백수라도 괜찮다”, “내 비록 적은 돈을 벌지만 내 삶에 만족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삶을 살아도 좋지 않을까? 라고 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