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하는 미술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조각과 건축, 그림을 바라보면 이 작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해집니다.
화가 혼자서 작업했을까? 얼마나 걸렸을까? 어떤 장비와 기구를 동원했을까?
이 그림이 만들어졌을 때 당시 사람들은 뭐라고 했을까?
책 <세계미술사 박물관>은 그런 궁금증을 해결해 줍니다. 시간을 타고 흘러가
그 시대 사람들의 눈으로 미술의 현장을 보여주고 있죠.
생생한 미술의 현장, 몇가지 장면을 볼까요?
#1.책의 36쪽 ; 에도판화가 파리에 오는 장면
한 남자가 도자기를 포장했던 일본의 에도판화를 보고 놀라고 있습니다.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면서 감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는 한달음에 달려나가 일본판화의 아름다움을
알렸을 것입니다. 흔히 미술사에는 '인상파화가들은 도자기 포장에 쓰인 일본판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와같은 개념위주의 표현보다는 이 한장의 '생생한'장면이 에도판화와 인상파 미술의
관계를 설명하는 역사적 설명이 될 것입니다.
#2.책의 49쪽 ; 프레스코를 그리는 현장
우리는 완성된 프레스코 화를 많이 봤습니다. 프레스코화가 회반죽이 굳기전에 그림을 그린 것이라는 것
은 알고 있습니다만,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됐는지는 모릅니다. 책의 49쪽에는 여러명의 인부들이 비계(계단처럼
만들어 건축현장에 쓰이는 장치)에 올라서서 프레스코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이는 회반죽을 바르고
있고, 견습도제가 바닥미장작업을 합니다. 벽화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는 색을 위부터 칠해서
내려온다'는 상세한 팁도 있군요. 프레스코 작업 현장이 생생하게 들어옵니다.
#3.책의 119쪽; 피카소의 아틀리에
피카소의 아틀리에, 벽면 한가득 대형 작품 <게르니카>가 있습니다.
피카소의 아틀리에에는 나치군들이 방문하여 피카소와 설전을 벌입니다.
당시는 나치가 파리를 점령했던 당시슾입니다. 파리주재 독일대사 아베츠는 피카소 아틀리에를 찾아
<게르니카>를 보고 이렇게 묻습니다. "이거 당신이 이렇게 그런 거요?" 피카소는 이렇게대꾸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만든 건 당신네들이지."
스페인 내전 기간에 독일 나치는 스페인 파시스트들과 손을 잡았습니다. 바스크 지방의 게르니카가 폭격을 당했고,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갔습니다. 당시 피카소는 파리 전시회에 마련된 스페인 부스에 전시할 그림을 구상하다
폭격소식을 들었습니다. <게르니카>는 이렇게 탄생한 작품입니다. 보통 <게르니카>는 이러 이러한 그림이다... 라는
긴 설명이 붙습니다. 하지만 그것 보다는 아틀리에에서 설전을 벌이는 피카소와 독일관리라니, 정말 생생합니다.
게르니카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의 장점은 이외에도 많습니다. 미술에 관한 간략한 백과사전 같기도 합니다. 동양과 서양에 걸쳐 여러 분야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텍스트 위주가 아니어서 흥미롭습니다 뿐만아니라 미술사에서 소외되었던 건축물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흥미롭습니다.
이책은 이렇게 활용해 봅시다
1. 저학년 어린이들에겐 엄마와 함께 읽습니다
2. 고학년 어린이들은 스스로 탐구하며 읽습니다
3. 중학교 학생에 이르기까지 유용한 책입니다
4. 고등학생 비문학 부분 꽤 어렵습니다. 이 책을 열번쯤 읽고 완전 내것으로 만든다면, 세계문화사, 미술사에대한
기본 문턱은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미술사에 대해 알고 싶지만, 곰브리치 미술사 책까지 읽기는 버겁다는 이들에게, 이제 막 미술에
눈을 뜬 어른들에게 권합니다.
책은 꼭 어려운 것을 택할 필요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어린이 책이 주는 유용성은 큽니다.
간결하게 설명되어있고, 중요한 것을 잘 전달해줍니다. 그런면에서 어린이 책 작가란
이 시대의 문화사에 큰 깃발을 꽂는 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 잘 만든 한권의 어린이 책이 열 권의 인문학책 못지 않다'는 것이 평소의 생각입니다.
이 책 역시 그러합니다. 출판사가 사계절이라는 점도, 번역자가 노성두 선생이라는 점도
이 책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