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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사의 선호:하는 책들
  • 전능자의 손길
  • 권율
  • 18,900원 (10%1,050)
  • 2024-08-20
  • : 64


✍🏻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게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던가. 난 ’남의 일기 훔쳐보기‘가 제일 재밌더라. 어릴 때부터, 자물쇠가 채워진 친구의 일기 내용이 항상 궁금했고, 친한 친구끼리 주고받았던 교환일기에 참으로 설레어 했던 나. 아, 그러고보니 20년전 쯤 책장 구석에서 오빠의 일기장을 발견해 훔쳐봤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간질거린다. ’내가 알던 오빠가 맞나‘ 싶은 게, 오빠가 이렇게 뜨거운 신앙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걸 알고나니 사람이 완전 달리 보였더란다. 오빠는 알고 있을까. 이사하면서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그 일기장이 사실 나에게 있었다는 사실을. 


일기는, 남들은 결코 알 수 없는 자신만의 경험, 감정, 생각을 고이 담아두는 공간. 그래서 누군가의 일기를 읽으면 그 사람의 삶을 나눠 갖는 것만 같다. 정현종 시인이 ’사람이 온다는 건,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한 사람의 일생이 함께 오는 것‘이라고 한 것처럼, 일기를 읽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 권율 목사님의 간증집 ≪전능자의 손길≫은, 흡사 저자의 ’인생 일기‘를 읽는 것 같다. 날짜와 장소가 소제목 옆에 적혀 있어 진짜 일기 같았고, 책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가 썼던 일기를 거의 그대로 실었다고 하니, ‘일기를 읽는’ 느낌이 마냥 틀린 건 아닌 셈.


그런데 내용이 왜 이리 처절하다냐. 가정폭력에 어머니의 가출, 아버지의 핍박, 이유를 알 수 없는 말더듬 증상, 늙어보이는 외모에 오해도 많이 받고, 지원해 주는 배경이 없어 일과 공부를 병행해가며 대학에 들어가는 등. ‘율’이라는 예쁜(?) 이름과 상반되게 고단하고 험난한 인생을 살아온 저자. 이야, 흙수저도 이런 흙수저가 없다 싶을 정도.

절절하기로 유명한(?) 청교도 신학자 ‘데이비드 브레이너드’의 일기도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는데. ’남의 일기 훔쳐보기‘가 제일 재밌다고 했던 말을 취소해야겠다.


그 와중에도 하나님은 참 무심하시지. 자신을 괴롭히던 원수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하시질 않나, 차비도 없는데 후배에게 매일 천원씩 점심 값을 나누게 하질 않나, 군 생활 내내 갈구던 선임을 위해 기도하게 하시질 않나, 힘들게 들어간 대학에서도 기독교 동아리에서 헌신하게 하시질 않나, 잘나가는 사람을 만나는 대신 노숙자와 술꾼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질 않나… 주여-!


▶️ 그럼에도 나는, 저자의 인생 일기에서 ‘하나님’을 보았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삶 곳곳에 미치지 않은 때가 없었으니까. 저자가 실패하고 약해진 때에도 그를 단단한 전도자로 만들고 계셨던 하나님. 저자가 힘든 경험을 할 때도 그 경험마저 하나님 나라에 선용하시는 하나님. 때에 따라 은혜를 공급하시고, 풍성한 영적 체험을 허락하시는 하나님. 복음 전도에 열정을, 말씀에 깨달음을 부어주시는 하나님. 만남과 이별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하나님만 보이고 하나님만 드러나고 하나님만 비춰지는 인생 일기. 그러므로 이 일기의 주인공은 바로 하나님이시라고, 책을 덮을 때 나는 결론을 내렸다.

✍🏻 리뷰를 마무리하면서… 내 인생도 하나님이 주인공 되시기를 기도한다. 형통하고 평안한 때도, 곤고하고 약한 때도, 내가 어떤 상황과 환경에 놓여있든지 전능하신 하나님만 비춰지기를. 내 지난 날의 모든 경험도 하나님께서 그의 나라와 영광을 위해 선용해 주시기를. 

이 책을 읽는 크리스천 독자들도, ‘하나님이 주인공 되시는 인생 일기’를 써내려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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