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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사의 선호:하는 책들
  • 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 문보영
  • 16,200원 (10%900)
  • 2024-05-08
  • : 3,709



문보영 시인을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2023년에 3개월간 아이오와 문학 레지던시 프로그램(IWP)에 참여했는데, 그 때 아침마다 쓴 일기를 엮은 것이다.

나는 저자가 엑소포닉(exophoix) 작가라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엑소포닉은 ’이중 언어자‘라는 뜻이다. 말하자면 모국어와 다른 언어로 글을 쓰는 작가라는 것. 자의든 타의든 모국을 떠나 다른 맥락 속에서 모국을 바라보는 사람들, 새로운 땅에서 낯선 언어로 글을 쓰는 사람들. 그래서 이들의 문학을 ”이민자 문학, 디아스포라 문학”이라고 한단다.

저자의 글은 확실히 신선했다. 내 예상과 패턴을 벗어난다. 뭔가 자유롭고 촉촉하며 산뜻했다. 분명 아이오와에서 빠듯하고 고된 일정이었을텐데도 저자는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았고, 사람을 애정어린 마음으로 대하는 것 같았다. 삶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도 글에서 엿보였다. 나는 저자가 ‘시’와 ’예술’로 일상을 승화시킬 줄 아는 작가라고 생각했다.

산문이지만 저자가 시인이어서 그런지 글 하나하나가 한 편의 시 같았다. ‘시’라고 하기엔 문장이 길고 분량은 많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좋았다. 허리가 굽은 백발의 할아버지가 저자에게 했다는 ”넌 지금까지 사람들이 세상을 본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는 이 말에 책을 다 읽고나서 나도 격하게 끄덕이게 된 이유다.

삶을 익숙함에서 벗어나 조금은 ‘낯설게’ 보고 싶은 날, 삶을 애정을 담아 섬세하게 묘사해 보고 싶은 날, 문보영 시인의 이 에세이를 꺼내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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