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생. 이름만으로도 다정함이 느껴진다. 새들보고 조선생이라니. 깜찍한 명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이해력이 딸리거나 지능이 좀 떨어지면 농담삼아 ‘새대가리냐’라며 놀리곤 했는데 그런 새들에게 조선생이라니 왠지 재미있게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날 때 새소리를 들으면서 깨면 왠지 모르게 기분좋은 하루가 시작될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핸드폰의 알람소리에도 새소리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새의 소리는 song과 call이 있다는데 song은 짝짓기를 위해 내는 소리라서 아름다운 반면, call은 경계를 하기 위한것이라 듣기 괴로운 소리를 낸다고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새들이 내는 소리를 운다고 표현하는데 반해 외국에서는 노래한다고 표현하는걸 보면 서로의 정서가 얼마나 다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일전에 동구릉을 간적이 있었다. 잘 조성된 동구릉의 숲길을 걷다보면 온갖 새소리들이 들려온다. 그중에서 딱따구리 소리가 들렸는데 이 소리를 듣고 있자하니 그 자그마한 새가 집을 짓겠다고 고 작은 부리로 따따따따따~ 나무를 쪼고 있는 것이다. 들을수록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딱따구리에 대해 좀더 이해하게 되었다. 딱따구리의 머리가 마치 헬맷을 쓴것처럼 단단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쪼기에 편하도록 좀 무른 나무를 선택한다고 한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한군데에만 구멍을 파서 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군데에 구멍을 만들어 놓아 암컷이 맘에 드는 곳에 들어가서 알을 낳고 산다는 것이다. 딱따구리들이 파놓고 살지 않는곳에는 다람쥐나 다른 새들이 집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다보니 딱따구리가 얼마나 애처가인지를 알게되어 이제는 숲길에서 따따따따~ 소리가 들리면 수놈이 암놈을 위해 여기저기 나무를 쪼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미소지어질거 같다.
이 책을 읽다보니 새들이 알만 낳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암컷과 같이 교대로 알을 품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오리의 경우는 자식교육이 엄격해서 엄마오리를 항상 졸졸졸 따라 다녀야 하며 엄마를 앞서거나 말을 안들으면 혼내기도 한다고 하니 참으로 재미있는 조선생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오는 철새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처음알게 되었다. 아프리카에서부터 오는 새, 시베리아에서부터 오는 새, 인도에서 오는 새 등.. 아주 먼곳에서 오는 새들이 대한민국에서 잠간 쉬었다 다시 또 먼길을 날아간다고 하니 뻐꾸기, 기러기 등 철새들을 보는 시선이 달라질듯하다.
요새 농약이다, 기후변화다 해서 환경의 변화를 겪다보니 새들의 이동과 생존에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예전에 그많던 참새는 확연히 줄어든 것이 보이고, 제비는 이제 보기도 힘들어져버려 예전 울릉도를 갔다가 제비를 보고는 너무나 반가와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작고 가여운 새들도 우리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자연을 지키며 환경을 생각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조선생을 읽고서 새대가리라고 비유하며 놀린 것이 좀 미안한 마음이 들정도로 조선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 재미있는 책이었다.
앞으로 어선생, 균선생, 화선생, 목선생 등등이 시리즈로 나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