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에 대해 무심하게 살아온지 오래된 것 같습니다.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을 넘겨서일까요?
아니면 내 마음 따위는 우선순위에 둘 수 없는 워킹맘으로 살아서일까요?
한때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던 나의 마음을
뒤켠으로 밀어둔지 오래입니다.
박성우 작가의 <마흔살 위로사전>이 나왔다고 했을 때꼭 읽고 싶었던 건 그 때문이었습니다.'나를 들여다보는 100가지 단어'라는 부제가 마음을 잡아당겼거든요.
제목을 보고 조금 웃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작가가 썼던 <아홉살 마음사전>에서는
기쁘고, 슬프고, 행복하고, 미안한 여러가지 마음들에 대해
어린이의 눈높이로 써내려갔던 시인이
마흔살들의 마음에 대해 쓰려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위로'였구나 싶어서요.
아홉 살들의 삶에 비해 마흔 살들의 삶이 많이 고단한 건 사실이니까요.
작가는 '가득하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가소롭다, 가혹하다, 각박하다, 각별하다, 간절하다...
등으로 이어지는 100가지 단어에 대해 짧은 글들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100가지 단어 중에 가장 먼저 제 눈에 들어온 건의외로 '대견하다' 였습니다.불쑥 자란 딸을 바라볼 때,
고사리 같은 손으로 피아노를 뚱땅거리는 모습을 볼 때 느끼는 마음이기도 했지만
저를 향한 마음이기도 했어요.
몸이 아파도 일어나서 아이를 위해 밥을 하고,
사는 게 지리멸렬해도 책을 놓지 않고,
치킨을 먹고 난 뒤에는 피곤해도 운동을 하려고 하는
제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거든요.
'대견하다'라는 단어 하나를 들여다보면서
아이를 향해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칭찬을 하면서
내 스스로에게는 야박했다는 걸 깨닫기도 했지요.
4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왔지만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하루종일 나를 붙잡는 무기력증이 생리전 증후군일 때도 있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이
친구가 툭 던진 무심한 말 한 마디 때문일 때도 있지요.
그럴 때면 이 책을 펼쳐보고
내 마음이 왜 이런지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 추천합니다.
사는 게 너무 바빠서 내 마음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겨를도 없는 어른들
뭔가 울적한데 왜 그런지 모르겠는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