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몰고 올 대격변을 사회 전반에 걸쳐 전사적 관점으로 기술한 책으로, 특히 어려운 기술들을 일반인 수준의 눈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한 전달력이 인상적이다.
두려운 시대다. 기술 변화의 속도는 이제는 “빠르다”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현재는 기술 변화의 카테고리나 키워드 - 일종의 메타 기술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 를 쫓는 것도 바쁜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중심에 AI가 있다.
“10년은 걸릴 것이라 생각했던 변화가 지난 1년 동안 일어났다고 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변화가…” “최근 2년의 변화가 앞선 16년의 변화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저자가 본문에 언급한 표현이다. 이는 사내에서 전략 파트에 몸담으며 AI트렌드와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내게도 마찬가지이다. 뭔가 호기롭게 시작하면 순식간에 그동안의 프레임을 깨뜨리는 신선한 것이 등장한다.
만드는 순간, 구현하는 순간, 이미 늦었다.
이는 솔직한 요즘의 내 심정이다. 다만 이 두려움이 비단 나 뿐만의 두려움은 아닐것이라는 것이 씁쓸한 위로가 될 뿐이다. 대한민국 AI업계를 대표하는 두 저자분들의 글에서도 그 두려움이 느껴지니 조금 더 위안이 된다.
본 도서는 이런 대격변의 시기에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미국에 최근 노벨상을 수상하신 제프리 힌튼 같은 AI업계 거장 분들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두 분 저자와 같은 AI업계의 거장들이 있다. 본문에도 언급된 소버린 AI 등 대한민국의 AI경쟁력이 뒤쳐지지 않도록 기여하는 분들이다.
그 덕분에 독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거장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7p 하단에 프롤로그 중 일부를 보고 난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겠다고 판단했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다. 해당 기술의 근원적 특성과 한계, 구현 기능의 범위와 특징, 사용자의 수요와 접근성, 사회적 인식과 수용성, 거기에 비용까지 입체적인 관점에서 통찰력 있는 분석을 통해서만 기술-기능-제품-사용자 만족의 각 단계를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장애 요소를 해결 할 수 있다.”
이 문구가 본 도서의 핵심이다. 즉, AI 대전환 시대에 산업적 측면에서, 국가적 측면에서, 또 하나의 기업에서 마지막으로 한명의 사람으로써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거인의 어깨를 빌려 다양한 시각에서 향후 살아가야 할 길을 고민해 볼 수 있다.
학문의 중심에 논문이 있고 그 논문이 담긴 하나의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리뷰 논문이 있다면, 이 책은 AI 밑바닥 기술과 이를 활용하는 사람의 묘한 경계서에 걸친 교양서계의 리뷰 논문이라고 해야할까?
결코 쉽지 않은 방대한 기술들 즉, 쉽게 말해 AI 대부분의 기술이 이 책에 담겨있고 할루시네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인 사후학습 같은 구체적인 기술들을 절대 피하지 않고 서술한 점에서 저자의 추진력과 전달력에 경의를 표한다.
업계 기술용어 그대로 사용하면서 그 어려운 기술을 교양 수준의 레벨로 높여 사람에게 전달하는 능력에 여러번 감탄했다. 덕분에 기술과 활용 두 측면에서 고심중인 나에게는 너무 흡족한 책이었다.
만약 이 책이 너무 어려운 주제를 담고 있어 쉽게 읽히지 않는다면 먼저 1장을 정독하며 인터넷이나 유튜브도 찾아보고 학습하길 권하고 싶다. 1장은 뒷장에 이어질 논의들을 위해 알고 있어야 할 최소한의 지식이다. 더 쉬운 교양서를 읽는 방법으로 어려운 부분을 피할 수는 있겠지만 차원의 문제인 것 같다. 이를 피하면 AI를 심도있게 이해하긴 어려울 것이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현 시점 가장 중요한 AI 트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구성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미 기술적인 관점에서 AI 기술을 끓는점을 돌파한지 오래 된 것 같다. 이제 이 거대하고 두려운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멀티모달 AI의 등장으로 사과는 더이상 글자 사과만 존재하지 않는다. 사과가 동영상, 음성, 텍스트 등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하는 시대이고, AI는 각각의 방법으로 사과를 이해한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작년까지만 해도 AI는 여전히 약 인공지능이고 머신러닝에서 쌓아올린 진영에서 크게 변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엑셀이나 DB와 같은 Tablular 성격의 데이터만 해석할 수 있었던 것에서 음성, 사진, 동영상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의 해석 능력의 비약적인 신장이 겉으로 보기에 수려해 보일 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양상이 조금 달라지고 있다. 애매했던 창의성이라는 키워드는 할루시네이션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을 통해 더욱 구체와 되어가고 정량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인과 추론(Causal Inference)의 등장은 강 인공지능 출현의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더불어 멀티모달 AI가 등장으로 꽤나 사람의 뇌와 유사한 판단이 가능해진 환경이 다가왔다. 이를 활용하는 AI 에이전트는 어떤 혁명을 일으킬까? 아주 오래 전 유비쿼터스는 IoT의 개념으로 발전하였고 그 IoT들이 저마다의 AI 에이전트가 될 수 있다.
그 에이전트들은 RL(강화학습)을 만나 나름의 보상책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시뮬레이션 공간에 존재하면 일종의 작은 세계, 우주가 된다. 그 안의 무수한 경우의 수를 전부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미래와 같이 불투명 했던 부분도 상당 부분 예측이 가능할 것 같다.
기술적으로 표현하자면 백엔드는 이렇게 무섭게 변화하고 있다. 다만 사람에게 보이는 프런트 엔드 영역은 아직은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체감은 잘 안되고 있어도 향후 10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존재하는 한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UX인 것 같다. 지금의 모바일 기기를 필두로 AI가 접목된 UX는 상상이상의 변화가 생길 것 같다. 다만 수없이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으며 유연하게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AI의 윤리적 문제들은 감히 지금 내 수준에서는 따로 논하기 어려울 것 같다. 다만 두분의 거장 덕분에 소버린 AI를 비롯한 앞으로의 사회, 경제 측면에서의 변화 양상도 어느정도는 음미할 수 있었다.
아무튼 이 시점 반드시 일어야 할 필독서로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AI 업계 종사자는 두말할 나위 없고, AI 기술을 몰라도 활용 측면에 있는 종사자 분들이나 특히 기업을 이끌어 가는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다.
물론 일반인도 예외는 아니다. AI가 몰고 올 대격변을 사회 전반의 전사적 관점으로 기술한 책이기에 향후 10년 간 AI가 독자 자신과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 이해하고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