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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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5년
2월 28일
* 페이지 수 : 364쪽
* 분야 : 건강 / 교양과학
* 체감 난이도 : 보통
* 특징
뇌-장 상호작용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가 이야기하는 장 건강
* 추천대상
1. 임신 중 또는 3세 이하의 아기를 양육 중인 사람
2. 평소 장이 예민해 불편했던 사람
3. 뇌와 장의 상호작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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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전쯤 뉴스에서 외국의 한 여성이 오빠의 분변을 자신의 장에
이식하여 심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치료했다는 이야기를 매우 인상 깊게 보았다. 분변 이식이라는
치료 방법도 신기했지만, 더욱 놀라웠던 것은 여드름이 났던 오빠의 분변을 이식한 뒤로 그녀도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오빠의 분변 대신 자신의 남자친구의 분변으로 바꿔 이식을 했는데, 그러고 나니 여드름은 사라졌지만 남자친구가 겪던 우울 증상이 그녀에게도 생겨났다고 했다. 결국 그녀는 다시 남자친구의 분변을 오빠의 분변으로 바꿔 이식을 했고, 그
뒤로 우울 증상은 사라졌다고 한다.
기사에서는 이런 현상이 모두 장내 미생물 때문이라고
짧게 설명했었다. 여드름도 우울증도 모두 장내 미생물의 영향으로 생겨나고 사라질 수 있다니.. 참으로 놀라웠고, 그때부터 나는 장내 미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장내 미생물과 우리 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신간 소식을 듣고는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세컨드 브레인>은 뇌와 장의 상호작용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해 온 세계적 권위자 에머런 마이어 박사가 우리의
장과 뇌 사이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지난 40년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장과 뇌가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다양한 근거들을 들려주며, 그 사이에서 장내 미생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왜 우리에게 건강한
장 환경이 중요한지를 그동안 만나온 환자들의 사례와 함께 쉽게 설명한다. 그런 뒤에 어떻게 해야 튼튼한
장을 만들 수 있는지 여러 방법을 소개하며 끝을 맺는다.
주변 사람들과 비슷한 식단, 비슷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해도 장내 미생물 종은 사람마다 그 구성이 다르다고 한다. 이 미생물 군은
태어나서 3세까지 형성이 완료되는데, 그 이후로는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를 아무리 먹어도 미생물 종류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이 내용을 읽으며 3세 이전에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음식을 먹으며 자라왔는지가 한 인간의 건강에 아주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구나
싶어서 놀라웠고, 아이가 더 어렸을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 아쉽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식사 때마다 먹는 음식의 종류가 매우 신경이
쓰였다. 당장에는 맛을 위해, 때로는 기분을 위해 선택하는
음식들이 우리 몸속에 들어가 소리 없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 끼의 식사도 함부로 먹을 수 없게 되었다. 앞으로도 고지방 메뉴와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은 최대한 피하고, 건강하게
길러낸 식재료들을 이용해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된 음식들만을 챙겨 먹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나
한창 자라나는 아이가 건강한 장내 환경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신경 써야겠다 싶었다. 책에서는 건강한
식단의 예로 지중해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건강한 조리 방식과 발효식품이 발달한 우리의 한식 또한
매우 훌륭한 식단이므로 가능하면 한식 위주의 식사로 챙겨 먹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는 어릴 적 식습관과 양육환경이 장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3세 이전의 아이를 양육 중이거나
현재 임신 중인 사람이라면 이 책 <세컨드 브레인>을
꼭 한 번 읽어 보길 추천한다. 또한 이 책은 평소 장이 예민해 불편함을 겪었던 사람, 장과 뇌의 상호작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권해보고 싶다.
【 장의 능력은 다른 모든 장기를 뛰어넘고 뇌에 필적할 정도다. 장은
고유의 신경계를 갖고 있다. 과학 용어로는 이를 장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 ENS)라 하고, 언론에서는 흔히 ‘제2의 뇌’라고
부른다. 이 제2의 뇌는
5천만~1억 개의 신경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척수에 있는 신경세포의 수와 맞먹는 수치다. 】 (p. 23)
【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에 건강한 상태에서도 산모의 (대게는 유익한) 장내 세균이 제대혈, 양수, 태변, 태반에도
존재한다. 출산이 다가오면 질내 미생물군은 크게 변화한다. 미생물
종의 다양성은 감소하고 보통 소장에서 발견되는 유산균 종이 우세해진다. 자연분만으로 태어나는 아기는
이 유산균을 포함한 모체의 질내 미생물군에 노출되며, 이때 아기의 장에서 서식하게 될 미생물의 핵심
공급원이 제공된다. 이런 식으로 어머니의 고유한 질내 미생물군이 자녀의 장내 미생물군의 바탕을 이루며, 이후 삶 동안 자녀의 장을 지배한다. 】 (p. 162)
【 성인이 된 후 섭취하는 프로바이오틱스 박테리아는 장내 미생물군에 영구적으로 정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문제가 생겼을 때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장내 미생물이 생성하는 대사산물의 패턴을 정상화할 수 있다. 】 (p. 339~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