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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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5년
1월 3일
* 페이지 수 : 466쪽
* 분야 : 독일소설 /
고전문학
* 체감 난이도 : 보통
* 특징
1. 국내 1호 헤세 박사인 이인웅 교수의 정확하고 매끄러운 번역
& 그가 들려주는 헤세의 생애 및 종교 편력(遍歷)
2. 헤르만 헤세를 전공한 신혜선 교수의 작품 해설 수록
* 추천 대상
1. 진정한 나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
2. 새해를 맞이하여 양질의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
3. 두고두고 반복해 읽을수록 좋은 책을 찾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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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정말 나 자신으로부터 저절로 우러나온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 (p. 150)
<데미안>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의 성장기이다. 화자인
싱클레어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한 명의 평범했던 어린이가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들려주고 있다.
이 작품은 그동안 총 네 번을 읽었다. 읽을 때마다 매력적인 작품이라 느꼈지만 거듭해 읽어도 모호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남아 있었다. 내용에 여러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지만 확실한 의미를 알아채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헤세 전공자의 해설이 함께 실려 있다는 이 책으로 <데미안>을 다시 만나보고 싶었다.
주석의 풍부한 설명 덕분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주석이 해당 본문의 바로 아래에 위치하기 때문에 보기에도 편했다. 이
책의 절반은 <데미안>에 대한 해설로 채워져 있는데, 이 작품이 쓰인 배경이나 서술 및 상징의 의미, 캐릭터가 탄생한
배경 등을 이야기하고 있어 <데미안>을 좀 더
풍성하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해설 부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으로는 헤세가 <데미안>을 1917년 9월에서 10월 사이에, 그러니까
상당히 짧은 기간 내에 집필했다는 이야기였다. (아니 이런 작품을 2달 만에 써 버리다니!!)
싱클레어의 고민이 마흔인 내게도 여전히 공감 된다는 것이 놀라웠다. 오히려 그의 생각과 방황, 깨달음이 전보다 더욱 깊이 와닿았다. <데미안>을 처음 읽었던 때에는 이유도 모른 채 그저
이 책이 좋았다. 어린 나이에 펼쳤던 <데미안>은 그저 멋있다는 느낌. 그것이 전부였다. 뭐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데도 막연히 공감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에도 나는 ’나 자신‘이 되고 싶었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믿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때보다 세월이 더 흐른 뒤,
더군다나 나와 내 미래에 대해 치열한 고민으로 시간을 보낸 뒤에 <데미안>을 다시 펼쳐보니 책 속 글귀들은 전과 다르게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내가 품고 있었던 고민은 나를 외롭게 만들었는데, <데미안>을
읽고 나니 그 마음에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 펼쳤던 그 순간부터 내 인생 책이 되어버린 <데미안>. 나에게 이 책은 그 자체로 ‘데미안’이다. 이 책은
뒤늦은 고민에 빠진 내게 적절한 질문을 던져주었고, 막막함에 불안해하고 흔들리고 있는 내가 당연한 것임을
일깨워 주었고, 그럼에도 너 자신을 믿으라는 확신을 주었다. 앞으로도
나는 이 책을 반복해서 읽어 나갈 것이다. 싱클레어가 그러했듯이 내 내면에서 데미안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나 자신이 데미안이 되는 그날까지 말이다.
진정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추천한다. <데미안>이 담고 있는 내용과 그 가치를 생각하면 청소년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이 청소년 필독서로 선정된 것도 그러한 이유인 것 같다. 그러나
독서를 즐기지 않는 아이라면 오히려 독서를 어렵다고 느끼게 되는 경험이 될 수도 있으니 억지로 권하지는 말길 바란다.
【 나는 시를 쓰기 위해, 설교를 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인간도 그런 것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것은 부차적으로 생겨났을 따름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정한 일이란 오로지 자기 자신에 도달하는 것뿐이다.
어쩌면 시인이나 광신자, 예언자나 범죄자로 끝날지도 모른다. 그것은 문제 되지 않으며, 이런 것은 결국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가 할 일이란 누구의 것도 아닌, 자기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는
것이며, 자기 내면에서 그것을 송두리째, 그리고 완전하게
살아 내는 일뿐이다. 】 (p. 203~204)
【 《데미안》의 인물들은 내 다른 책들의 인물들보다 더 현실적이지도 덜 현실적이지도 않습니다. 나는 결코 사람들을 실물 그대로 그린 적이 없지요. (···) 본질적으로
문학은 삶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이 아니라, 응축하고, 통합하며, 유효한 것들을 요약하는 것입니다. 《데미안》은 특정한 청년의 과제와
필요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그것이 청년기에만 국한되지는 않지만 청년에게 가장 크게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은 개성을 형성하는 투쟁, 즉 개인화의 투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 (p. 291, 독자에게서 온 편지에 대해 헤세가 쓴 답글 中. 192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