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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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4년
12월 16일
* 페이지 수 : 336쪽
* 분야 : 예술 / 서양음악
* 체감 난이도 : 보통
* 특징
1. 마음이 편안해지는 문체와 분위기
2. 직접 강의를 듣는 듯한 기분
3. 설명하는 곡을 바로 들을 수 있음
* 추천 대상
1. 클래식 입문자 또는 초보자
2. 드뷔시의 삶과 그의 음악이 궁금한 사람
3. 난처한 클래식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
4.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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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의 <달빛>을 듣고 있으면 달빛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존재였나 생각해 보게 된다. 은은하게
빛나는 달 아래에서 그 빛을 부드럽게 내려받고 있는 느낌. 이 곡을 쓸 당시 드뷔시도 그런 달빛을 쬐고
있었던 걸까.
드뷔시의 다른 곡들에서도 <달빛>과 비슷하게 모호하고 환상적인 느낌을 받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나만 그렇게 느꼈던 게 아니었구나 싶었다. 저자는 이런 느낌이 드는 이유를 드뷔시가 장조와
단조를 뒤섞어 가며 ‘예측할 수 없는 화음이 나오게’(p.31)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시간, 계절, 날씨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빛에 주목‘(p.31)하여 그 인상을 표현한 것처럼, 드뷔시
역시 ‘불분명한 재료를 가지고 모호한 경계에 머물면서 빛처럼 감각적이고 환상적인 소리를 만들었다’(p.31). 그래서 오늘날까지 드뷔시는 많은 이들에게 인상주의 음악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당시 한 기자회견에서 ‘인상주의 미술을 모방한 게 아니라
자연이 안겨준 기억 속 인상을 음악으로 변용한 것뿐’(p.25)이라며, 자신의 음악이 인상주의로 분류되는 것에 선을 그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는 자신의 독창성에 흠집이 나는 것이 싫었던 것 같다. 실제로 드뷔시의 ‘예술적 성향은 인상주의보다 상징주의에
더 가깝다’(p. 36)고 하며, 그는’샤를 보들레르, 폴 베를렌, 스테판 말라르메 같은 상징주의 문학가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며 자신의 음악적 개성을 여기에서 찾았다‘(p. 36)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역사, 미술, 문학 등 다양한 관련 지식을 들려주며 드뷔시의 시대를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다. 많은 사진 자료와 함께 설명을 들려주기 때문에 전혀 지겹지 않았다. 거기다 다양한 미술 작품과 감성적이고도 귀여운 일러스트까지 구경할 수 있어 눈이 매우
즐거웠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클래식 강의를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저자가 차분하고 편안한 어투로 차근히 설명을 하고 있어 읽는 이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책에는 각 설명에 해당하는 곡의 유튜브 영상을 공식 사이트에 모아 두어 내용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돕고 있다. 책의 앞부분에 QR코드가
있어 이것을 스캔하면 바로 재생목록을 열어볼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편리했다. 또한 책에서는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앞서 설명한 내용을 ‘필기노트’에 간략히
정리해 두고 있는데, 이 부분은 독자들이 내용의 중요한 줄기를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어 유용했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드뷔시만큼이나 음악의 새 시대를 위해 노력했던
에릭 사티와 라벨, 쇤베르크의 이야기에 이어 미국의 재즈, 대중음악의 탄생까지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더욱 풍성하게 내용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배경지식을 채우고 듣는 드뷔시의 음악은 전보다 훨씬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정해진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드뷔시. 이제는 그가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의 작곡가로만 기억되지는 않을 것 같다.
<난처한 클래식
수업 9 – 드뷔시, 소리로 그린 풍경>은 드뷔시의 삶과 그의 음악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쉽게 설명하고 있으니 클래식 초보자라고 하더라도 부담 없이 펼쳐 볼 수 있다. 난처한 클래식을
사랑해온 독자들,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권해보고 싶다.
【 지금까지 접했던 클래식 음악과 느낌이 다를 거예요. 음이 강하게
휘몰아치거나 확실하게 끝맺기보다 유유자적 흘러가죠. 화음, 선율, 리듬도 모호한 듯하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음악이 듣는 이의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로 남는 점이 드뷔시 음악의 특징이에요.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도 드뷔시만의 색깔이고요. 】 (p.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