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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느림이 있는 삶
  • 로비의 경제학
  • 진주화
  • 17,100원 (10%950)
  • 2026-06-26
  • : 790

로비의 경제학

진주화 / 미래의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뉴스를 볼 때마다 세상이 참 복잡하게 돌아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혁신 기술로 찬사받던 기업이 하루아침에 강대국의 규제 철퇴를 맞고 주가가 휘청이는 모습을 보면 자유 시장 경제는 더 이상 온전하게 존재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이제는 단순히 기업의 재무제표만 들여다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거대한 글로벌 자본과 권력이 얽힌 보이지 않는 룰. 이번 책은 그 거대한 패권 전쟁의 이면을 로비를 통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

과거에는 압도적인 기술력과 합리적인 가격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통용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한 국제 정세 속에서 반도체를 어디서 생산해야 보조금을 받는지, 인공지능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해야 규제를 피하는지가 기업의 생사를 가릅니다. 이 책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같은 글로벌 빅테크와 방산 기업들이 기술력만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기업들은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것을 넘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정책의 최전선에서 워싱턴 정치권과 치열하게 교섭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치자금 기부는 특정 정책을 구매하기보다, 의원이나 정책 결정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작동한다.

기업들의 생존 전략

뉴스를 보면서 관세 폭탄이나 무역 장벽이 세워지면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리더들의 움직임은 다릅니다. 위기가 닥쳤을 때 그들은 사안을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를 통상이나 국가 동맹의 문제로 뒤바꿔버립니다.

최근 쿠팡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워싱턴으로 넘어가는 순간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자 디지털 통상 장벽의 문제가 되어버리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애플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막대한 관세 폭탄 위기 앞에서 언론을 통한 공개적인 비판 대신, 조용히 정부 고위층과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사태를 해결했죠. 이것이 바로 국제 무대에서 작동하는 고도의 전략적 로비였습니다.

차이는 자금력이 아니다. 이익의 집중도, 무임승차의 가능성, 이를 조정할 조직의 존재 여부가 훨씬 더 중요하다.

거시적 안목 기르기

시야를 넓혀 글로벌 정치와 비즈니스의 흐름을 바라보면 뉴스를 읽는 눈이 달라지더라고요. 국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표면적인 외교 갈등이나 정치 스캔들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 뒤에서 어떤 집단이 자원을 움직이고 제도를 설계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록히드 마틴이 국방 예산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구글이 반독점 규제를 어떻게 넘어서고 있는지 추적하는 과정 자체가 경제 공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위기 대응으로 시작한 로비가 반복되면 변화가 생긴다. 그리고 로비는 일회성 대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쌓이면서 기업의 역량으로 축적된다.

자​본과 정책이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의 진짜 룰을 꿰뚫어볼 수 있는 책이었는데요. 국제 정세와 거시 경제를 폭넓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이라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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