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 알렙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최근 뉴스를 보면 유독 중남미 국가들의 혼란스러운 소식이 눈에 띕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격적인 군사 작전으로 베네수엘라의 마두로가 미국으로 압송되고, 쿠바는 최악의 전력난으로 국가 전체가 암흑에 빠지는 정전 사태를 겪고 있죠. 멕시코에서는 마약 카르텔이 여전히 국가 권력을 위협하며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단순이 '치안이 불안한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무언가 이상하지 않나요? 이 세계의 자본이 어떻게 움직이고 패권이 어떻게 재편되는지 그 숨은 룰을 읽어내지 못하면, 우리는 늘 뉴스의 표면만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직장인들이 자본주의의 지정학적 뼈대를 세우는 데 완벽한 통찰을 줄 수 있는 책,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을 소개하려 합니다. 제가 이 거대한 경제의 기원과 자본의 민낯을 미리 알았더라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완전히 달라졌을 거라 확신합니다.
풍요가 빈곤을 낳는 역설
이 책은 축복받은 땅 라틴아메리카가 어떻게 철저하게 수탈당했는지 그 500년의 피 묻은 역사를 추적합니다. 볼리비아 포토시의 은광에서 캐낸 은이 마드리드의 궁전과 런던의 금융가를 세웠지만, 정작 그 땅의 원주민들은 끔찍한 희생 속에서 죽어갔죠.
금과 은, 설탕, 고무 등 그들이 가진 눈부신 자원은 오히려 그들을 옥죄는 가장 강력한 족쇄가 되었습니다. 지금 멕시코가 겪고 있는 카르텔의 폭력이나 경제적 불안정도 결국 자국 중심의 탄탄한 경제 기반을 갖추지 못한 채, 거대 자본과 외부의 불법적인 수요에 철저히 종속되어 온 역사적 맥락과 맞닿아 있습니다.
담배를 재배하던 가난한 농민은 폭력에 의해 쫓겨나고, 이전에 축산업이 번창해 쇠고기를 수출하던 곳에서는 이제 외부에서 들여온 고기를 먹었다.

석유와 패권, 베네수엘라와 쿠바 사태의 본질
최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트럼프 시대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압송 작전이나 쿠바의 만성적인 셧다운 사태를 이 책의 렌즈로 보면 완전히 다르게 읽힙니다. 갈레아노는 20세기 들어 금과 은이 '석유와 주석'으로 바뀌었을 뿐, 다국적 기업과 강대국이 자원의 채굴권을 장악하는 구조는 똑같이 반복되었다고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가 왜 지금의 비극을 맞이했을까요? 쿠바의 인프라는 왜 모래성처럼 붕괴되었을까요? 결국 핵심 자원을 둘러싼 강대국의 에너지 패권과 무자비한 경제 제재, 그리고 단일 자원에만 극단적으로 의존했던 기형적인 경제 구조가 낳은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땅은 부식질을, 노동자는 폐를 빼앗겼지만, 항상 착취할 새로운 땅과 멸종시킬 더 많은 노동자가 있었다.
단일 작물 경제의 함정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나나, 커피 같은 단일 작물 경제가 국가를 얼마나 무기력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외부 자본이 정해준 단일 수출품에만 목을 매다 보니, 글로벌 시장 가격이 조금만 출렁여도 국가 전체가 휘청거리게 된 것이죠. 이것은 앞서 말한 남미 국가들의 끝없는 경제 위기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이기도 합니다.
라틴아메리카가 겪은 종속의 역사를 기억하면서, 우리나라도 다극화되는 세계 질서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제적 식견을 끊임없이 다듬어야 합니다.
철은 세계의 부유한 중심지에서 생산되고, 철광석은 가난한 주변부에서 생산된다. 철은 '노동 귀족'의 임금을 지급하고, 철광석은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일당을 지급한다.
연매일 일 쏟아지는 자극적인 뉴스의 이면에 숨겨진 자본주의의 냉혹한 룰을 깨닫고,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세계를 읽는 흔들림 없는 시야를 갖고 싶은 분들께 이 고전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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