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고백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지콜론북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모차르트라는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궁정과 천상의 멜로디가 떠오른다. 책에서 본 모차르트는 신의 총애를 받은 거만한 천재가 아니었다. 밀린 급여를 걱정하고 상사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력서를 내미는 나와 닮은 청년이 책 안에 있었다.
음악이라는 재능으로 포장되어 있었지만 그 포장지를 걷어낸 모차르트의 삶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의 연속이었다. 화려한 가발 속에 감춰진 그의 진짜 얼굴을 보는 순간 모차르트의 천재성은 모두 노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는 이곳이 좋습니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저와 같은 생각입니다. 제가 여기서 1~2년만 머물 수 있다면, 제 작품으로 돈과 명성을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제가 궁정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궁정에서 저를 더 찾게 될 겁니다.
본문 중에서
책 속에서 모차르트는 끊임없이 일자리를 구하러 다닌다. 뮌헨에서 차일 공을 만나 온갖 예의를 갖추었음에도 돌아온 대답은 핑계 섞인 거절이었다. 천하의 모차르트조차 권력자들 앞에서는 을일 수 밖에 없었다. 천재성만 있으면 세상이 알아서 모셔갈 줄 알았던 모차르트의 삶조차 이렇게 고단했다면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격는 부당함과 기다림은 어쩌면 당연한 삶의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중 하나는 그가 만하임에서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다. '우리는 귀족도, 명문가도, 부자도 아닌, 그저 평범하고 가난한 사람들이니까요. 우리의 부는 머릿속에 있고,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으니까요.' 모차르트는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재능과 지성을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부'라고 정의하며 당당하게 선언한다.
방금 들은 건 정말 믿을 수가 없소. 당신은 정말 대단한 연주자요. 우리 대수도원장께서도, 평생 당신처러머 완성도 높은 스타일로 오르간을 연주하는 사람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셨소.
본문중에서
비록 현실은 팍팍하고 궁정의 미덕인 관대함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정신적 가치를 지킴으로써 스스로를 귀족보다 높은 존재로 격상시켰다. 과연 나는 내 통장 잔고를 제외하고 나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머릿속의 부를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종종 어떤 일은 좋고, 어떤 일은 나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일이 닥치고 나면 정반대인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본문 중에서
모차르트는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감당하기 힘든 비극 앞에서도 그는 행복이란 어차피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신의 뜻을 구하며 버텨낸다. 처절한 슬픔 속에서 탄생한 멜로디들이 사실은 울음을 삼키며 써내려간 것이었다는 알고 음악을 다시 듣게 만들었다.
모차르트는 팍팍한 현실과 부조리한 대우, 사랑하는 이의 상실 속에서도 그를 살게한 동력은 결국 꿈이었다. 편지 쓰기가 모차르트에게는 숨구멍이자 탈출구였듯이 나에게는 퇴근 후 읽는 책 한 권과 이렇게 남기는 서평이 나를 지키는 무기이자 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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