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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이철희
  • 16,200원 (10%900)
  • 2025-11-13
  • : 1,020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이철희

한겨레출판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2.3 불법 계엄 사태부터 탄핵, 조기 대선까지.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격량의 세월을 보냈다. 평범한 직장인인 나에게 정치는 먼 이야기 같았지만 이제는 내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의 저자는 단순히 지난 정권의 과오를 들추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정치가 어쩌다 이토록 망가졌는지 구조적으로 파헤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정치 평론을 읽는 것이 아니라 나의 무너진 일상을 다시 세우기 위한 설계도를 보는 기분이었다. 정치가 제 기능을 못 할 때 가장 먼저 고통받는 것은 결국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불법 계엄 시도는 검찰의 개입 없이 그를 탄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본문 중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일의 잘잘못을 떠나, 그저 저 사람이 싫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지금 한국의 정치가 딱 그 모양새다. 저자는 이를 정서적 양극화라고 말한다. 정책이나 이념의 차이가 아니라 단지 상대가 싫고 혐오스러워서 적으로 규정하는 현상이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갔던 부분은 투표장에 가는 이유가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좋아서가 아니라 저쪽이 잘 되는 꼴을 못 봐서라는 대목이었다. 이를 부정적 당파성이라 하는데 나 역시 지난 선거에서 그랬던 것 같다.

나라 꼴이 이게 뭐냐는 탄성이 무성하다. 시대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본문중에서

이 책에서 가장 뼈를 때리는 부분은 팬덤 정치에 대한 분석이다.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 정치적 동력이 되는 것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지금의 팬덤 정치는 그 선을 넘어섰다. 저자는 팬덤 정치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수박이나 배신자로 낙인찍고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혐오의 도구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포퓰리즘, 정서적 양극화, 팬덤 정치가 결합된 이 '나쁜 정치 패키지'는 결국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본령을 파괴한다.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을 위해 반대파를 공격하는 것이 애국이라 믿는 순간, 민주주의는 설 자리를 잃는다.

도대체 왜 팬덤이 문제라는 걸까? 팬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사회적 힘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좋은 정치란 도대체 무엇일까. 저자는 '민주주의가 밥 먹여 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거창한 이념이나 구호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존재 이유라는 것이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을 상대를 감옥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서민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다.

수많은 불빛 아래 저마다의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가 밥 먹여 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 또한 혐오의 감정을 거두고 냉철한 눈으로 정치를 감시해야 함을 깨닫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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