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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느림이 있는 삶
  • 먹는 욕망
  • 최형진.김대수
  • 18,000원 (10%1,000)
  • 2025-07-30
  • : 10,85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Book Review ::

<먹는 욕망>을 읽고 나의 식탐과 화해했다

먹는 욕망

최형진, 김대수

빛의서

야근으로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열고 소파에 드러눕는다. 한 치의 망설입도 없이 익숙하게 배달 앱 아이콘을 켜고 주문 버튼을 누르고 만다. 찰나의 행복과 배부름이 지나가고 나면 어김없이 밀려오는 후회와 자책감. 이 지긋지긋한 굴레는 대체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 <먹는 욕망>은 이런 일상의 반복에 지친 나에게 '온전히 네 탓만은 아니었다'고 말을 건네는 책이었다.

인간은 무엇을 먹을지 늘 행복한 고민을 한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의사과학자와 뇌과학자, 두 명의 석학이 하나의 주제를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서술하며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특히 13년간 의사로 일하다 돌연 기초과학의 길로 들어선 최형진 교수의 이야기는 매 순간 식욕과 싸우는 나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아. 우리가 무심코 집어드는 단짠 가공식품들이 사실은 식품 산업에 의해 교모하게 설계된 '가짜 쾌락'이라고 말한다.

스트레스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찾았던 그 맛들이 실은 더 깊은 중독의 굴레로 밀어 넣는 미끼였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아무리 약을 처방해도 결국 식욕을 이기지 못하고 병들어가는 환자들을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의사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이런 것을 읽으며 나는 더 이상 의지박약한 개인이 아니라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나도 모르게 조종당하고 있었던 피해자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나는 나의 이 모습 그대로 아름답고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본문중에서

인간은 고도로 발달한 사냥꾼인 메타헌터라고 한다. 수백만 년 전 아프리카 초원에서 살아남기 위해 먹잇감을 좇던 그 본능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유전자에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더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밤새워 일하고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상사의 비위를 맞추는 일은 현대인의 삶이 실은 생존과 번영이라는 에너지를 얻기 위한 사냥의 현대적 버전이라는 것이다.

언제 또 장시간 극심한 배고픔에 시달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우리 뇌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본문 중에서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모든 것을 본능 탓으로 돌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최첨단 과학이 어떤 희망을 주는지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고비, 삭센다 같은 GLP-1 비만 치료제의 작동 원리를 알게 되었다. 음식을 보거나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뇌의 비밀을 알게 되자 막연했던 약물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

내 안에서 들끓는 먹는 욕망은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니라 나의 생존의 증거다. 밀려오는 배고픔의 파도를 피할 수는 없지만 그 파도를 타고 어디로 갈지는 내가 정할 수 있다. 매일 밤마다 먹는 욕망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펼쳐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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