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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느림이 있는 삶
  • 나는 자유
  • 리처드 바크
  • 15,300원 (10%850)
  • 2025-05-20
  • : 22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여전히 바람을 가르며

<갈매기의 꿈>으로 영혼의 비행을 이야기 했던 리처드 바크를 새로운 에세이로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도 리처드 바크는 비행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데 철학적 상징을 넘어 더욱 생생하고 현실적인 비행을 말해준다. 환갑을 넘기느 바크가 수륙양용 경비행기 퍼프를 타고 미국의 하늘을 누비는 여정이 부러웠다. 이 여정은 모험담, 고백, 기계와 인간 사이의 교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안정된 삶이라는 허상을 넘어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방향으로 함께 가자는 손짓을 보는 것 같다. 퍼프는 리처드 바크가 새로 장만한 비행기이다. 비행기에 이름을 붙이는 모습을 보니 어릴적 생각이 떠올랐다. 어릴 떄는 낭만이 많았지만 성인이 되면 낭만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퍼프와 바크의 관계는 인간이 외부 세계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의미를 부여하는지 보여준다. 오래된 자전거, 낡은 스마트폰 같은 물건들과의 추억이 떠올랐다.

삶을 조종하는 법

책에는 위험했던 순간들이 자주 등장한다. 메스키트 나무 숲 위를 비행하다 충돌 직전에 조종간을 당겨야 했던 장면들 같이 영화처럼 위험했던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바크는 침착하게 행동한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에도 삶의 농담을 잊지 않는다. 웃음과 죽음의 거리가 때로는 한 문장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읽으며 삶을 비행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비행의 기술은 곧 삶의 기술이다. 기체의 균형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마음의 균형이고 공기의 흐름만큼 중요한 것은 타인의 감정이다. 바크는 비행 중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 상태까지 감지하는 것 같다.

나는 곧 자유다

자유를 꿈꾸는 사람과 착륙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주변에도 늘 있는 것 같다. 저자는 편을 가르지 않는다. 다만 하늘을 날아본 사람으로서 조용히 말한다. 당신도 나는 자유를 좋아하게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비행기를 몰고 하늘을 날지만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향해 나아간다. 어쩌면 그의 여정은 인생 후반전의 순례일지도 모른다. 익숙한 것들을 떠나 미지의 길을 걷고 고장 나고 고치고 또 여행을 떠나는 순환의 과정안에서 점점 더 유연해지고 단단해진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언젠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고 의미 없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이 책은 모든 어른들을 위한 삶의 비행 메뉴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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