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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느림이 있는 삶
  • 늑대가 있었다
  • 샬롯 맥커너히
  • 17,820원 (10%990)
  • 2025-05-22
  • : 31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늑대는 왜 과거형일까

숲은 이 책에서 숨 쉬고 울고 경고하고 기다린다. 존재했으나 지금은 사라진 것. 아니면 사라질지도 모르는 것으로 늑대를 꼽는다. 인간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늑대라는 존재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그자리에 들어선 건 콘크리트, 쇼핑몰, 고속도로다. 자연은 점점 밀려났고 늑대는 그 가장자리에서 멀어져 갔다. 작품 속의 늑대는 생태계의 균형이며 우리 삶의 거울이다. 늑대가 사라졌다는 것은 한 종의 동물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과 맺고 있던 관계 자체가 끊겼다는 의미다. 주인공 인티는 태어날 때부터 '거울 촉각 공감각'이라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타인이 느끼는 감각을 똑같이 느끼는 현상은 때로는 축복이지만 대부분 고통이다. 누군가가 맞으면 그녀도 아프고 누군가가 벌벌 떨면 그녀도 추위를 느낀다. 인티는 이 능력 덕분에 세상의 고통에 무감각할 수가 없다. 지금의 현실과는 너무도 다르다. 우리는 타인의 아픔에 너무 쉽게 둔감해진다.

숲을 지운 인간의 미래

인티가 세상의 감각을 견디며 살아갈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쌍둥이 동생 애기다. 애기는 언제나 인티의 편이었다. 기쁨과 아픔까지도 함께 나눴다. 이 둘의 관계에서 따뜻함과 동시에 싶은 안쓰러움을 느꼈다. 결국 인간은 이해받은 존재가 되어야 살아갈 수 있다. 세상이 너무 빠르고 복잡하게 변해가는 지금 우리는 점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공감은 사라지고 타인의 고통은 콘텐츠가 된다. 그런 세상에서 인티와 애기의 관계는 한 줄기 숨구멍처럼 느껴쪘다. 나는 이 도시에서 얼마나 많은 숲을 지우며 살아왔을까? 바다에는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가뭄과 산불은 뉴스가 아닌 일상이 되었다. 나 역시 도시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늘 속도와 경쟁에 치여 살았다. 숲은 더 멀어졌고 계절의 변화조차 체감하지 못한 채 살았다. 앞으로 환경에 부담이 덜 가는 방식을 고민하고 작은 변화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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