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더 이상 '청정국'이 아닌 대한민국
40년간 마약 중독 치료 현장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온 저자의 경험이 녹아든 책을 만났다. 이 책은 마약이 개인, 가정, 사회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우리나라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현실이다. 2023년 마약류 사범이 2만 명을 넘어섰고 특히 10~20대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는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게 만들었다. 특히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 시음 행사가 벌어져서 큰 소동이 있기도 했다. 저자는 마약 중독을 죄가 아닌 질병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약이 뇌의 보상 회로를 파괴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면서 단 한 번의 호기심이 어떻게 평생의 굴레가 되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비극적인 마약 중독
얼마 전 유명한 가수 휘성이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이 되었다. 휘성은 그 전에도 마약을 하고 발견된 적이 있을 정도로 중독자로서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정확한 사인이 공개가 된 것은 아니지만 약물과 관련된 사망이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마약 중독의 치료와 회복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치료공동체와 같은 효과적인 재활 시스템을 소개하며 중독 치료가 단순히 약물 사용 중단이 아닌 정직하고 책임감 있는 생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독은 그 사람 전체의 문제로 증상만 고친다고 해서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고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행동, 태도를 올바르게 바꿔나가는 게 진짜 치료라는 말이 깊이 와닿았다.
미국의 마약 위기와 거울
이 책은 미국의 심각한 마약 문제에 대해서도 다루며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준다. 미국은 오피오이드 위기로 인해 한해에만 약 10만 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 특히 합성 오피오이드인 펜타닐의 확산은 미국 사회에 막대한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는 마약 중독자들이 공공장소에서 약물을 투약하는 '좀비랜드'가 만들어졌고 이는 사회 안전과 공중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미국의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마약이 더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 책은 마약 문제의 실체를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 사회가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나 자신과 내 가족을 마약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꼭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