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비타민
bin1427 2021/09/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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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비타민 플러스 UP
- 박경미
- 15,750원 (10%↓
870) - 2021-08-10
: 3,893
#수학비타민플러스UP #김영사 #박경미
이 책은 점점 난해해지는 아이의 질문에 미리 대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찰나 눈에 들어온 책이다.
나는 아직도 수학 문제 다 못 풀어서 전전긍긍하는 꿈을 꿀 만큼 수학을 어렵게만 느꼈고, 실제로도 잘하지 못한 학생이었다. 끝까지 파고들지 않고 포기할까 말까 자주 고민했던 이유는, 달달 외운 공식이 훗날 실생활에 아무런 쓸모가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에선지 고등학교 때 제일 좋아했던 과목은 영어랑 사회문화 ㅋㅋ 뭔가 실용적일 것만 같은, 당장 어딘가에 써먹고 싶어했던 이용후생적 마인드.
생각이 짧았다. 지금에야 깨닫는 거지만 수학은 공식을 외워서 써먹으라고 배우는 게 아니라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사고하고 추리하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다 답을 얻었을 때 성취감도 느끼고 그러라고 배우는 거였다. 포기하지 말고 답을 구해내는 것. 그게 바로 수학 공부의 목적 중 하나인 거다.
책날개만 봐도 저자를 향한 존경심이 솟구친다. 수학을 깊이 연구한 저자는 학생들이 수학은 '즐거운' 과목이라고 느끼게 해주려고 역사와 과학을 관통하는 수학적 원리들을 하나하나 모아서 무려 400쪽이 넘는 이 책을 펴냈다(2009년 초판이고, 이 책은 2021년 전면개정판이다). 어떻게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는 다종다양한 영역에 스며있고 밑바탕이 된 수학적 원리들이 흥미로운 사진 및 그림들과 함께 가득 담겨 있어서 관심 가는 곳 아무 데나 펴서 읽으며 수학 이야기를 배워갈 수 있겠다 싶다.
또 하나, 수학 공부뿐 아니라 전반적인 학습에 적용할만한 좋은 글들이 인상 깊다. 가령,
"각 연령대의 학습자는 나름의 고유한 사고 양식이 있고, 교과서에 학년별로 제시된 내용은 평균적인 인지 발달 과정을 고려하여 선정된다. 따라서 원론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자신의 연령에 부합되는 내용을 제 학년에 학습하는 것이 적절하다."(p.441)
"전투(battle)에서 이기고 전쟁(war)에서 진다는 표현이 있다. 소소한 국면의 전투에서는 이기더라도 큰 전쟁에서는 질 수 있다는 의미인데, 선행 학습을 하면 잠깐은 유리할지 몰라도 초중고에 걸쳐 이뤄지는 수학 학습의 긴 여정에서는 독이 될 수 있다." (p. 442)
나처럼 선행학습까지 시키기에 너무나 게으른 엄마에게 심심한 위로가 되는 내용이다. 이책을 소장하게 해주신 김영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아마 서평단으로 뽑아주지 않았더라면, 왠지 #수학의정석 을 떠올리게 하는 바이블적인 느낌의 표지 디자인 때문에 선뜻 결제를 안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막상 받아서 펼쳐보니, 정말 값진 책이다.
이 책을 야금야금 잘 읽어두면, 앞으로 아이가 수학 공부를 어려워할 때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어떻게든 함께 고민하며 풀어나가는 엄마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예감이 밀려온다.... 나는 그런 게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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