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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sy0709님의 서재
  • 조용한 빵 가게
  • 로사 티치아나 브루노
  • 11,700원 (10%650)
  • 2022-03-15
  • : 274

처음으로 리뷰 잘 쓰는 법을 검색하게 만들어준 그림책.

그간 써왔던 그림책일기가 아니라 리뷰를 쓰고 싶게 만드는 그림책이었다.


제멋대로인 잿빛마을.

횡단보도로 아무렇지 않게 자동차를 운전(저거슨운전이아니무니다)하고 

주인을 찾지 못한 흩어진 말들이 허공을 뒹굴다 버려지는 이상한 마을. 


바쁘다는건 좋은 핑계가 되준다.

잠시 잊어도..그럴수 있지.

잠시 도망쳐도..바쁘니까.

잠시 못본척해도..바빴잖아..


바쁨을 훈장쯤 여기는 나.(내몸아 미안)

단절되고 소외된 마음이 

쌓이고 쌓여 잿빛마을을 이룬건 아닐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저 뱉어내야하는 것에 열중하는 묘한동네.


이상하고 묘한 마을은 우리마을.

우리 동네다. 내가 사는 세상이다.

마음에 가 닿지 못하는 말은 빈 공간으로 흩어져 허무함과 우울함을 잔뜩 머금었다. 곧 무언가 벌어져야만 한다.


요즘 인싸들의 필수템 오미크론 확찐자로 세상과 격리된 나는 오랜만에 세상을 만나 숨통이 트였다. 가슴이 울렁였다.


면지의 알록달록함이, 

세 페이지하고도 반쪽이나 더 잿빛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한 페이지만 족하지 않나? 다음 페이지도? 또? 하는 정점에 살그머니...안도했다, 아 내 심장!)


그림책 중 처음으로 나온 색깔은 바로 주황색, 

그 주황색 문장이,


문 밖으로 간판을 내거는 소심한 지티씨의 코가,


그림책 중앙선을 넘어 잿빛마을 손님에게 

아무말 없이 손 흔드는 모습이,


그럴 때마다 어쩔 줄 몰라하는 

손님들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지티씨의 조용한 세상은 

어스름한 새벽 동트기 전의 색이다. 

무슨 이유였는지 알려주지않은 그림책은 

또 한번 나를 저 먼곳으로 다녀오게한다.


지티씨의 조용한 세상은 

외롭고 쓸쓸하게 다가와서 내 마음을 또한번 쿵하게 했다.


지티씨는 똑똑하고 현명하다.

과거에 머물러 자신을 아프게도 하지 않고

미래를 바라보며 불안해하지도 않는다.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차곡차곡 해 나간다.

자신만의 비밀재료인 조용함을 넣은 빵 덕분에 잿빛마을이 시나브로 변화되기 시작한다.


변화를 시도한 발걸음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다. 


아뿔사! 

우리 모두 그러고 있지 않던가.

밝고 명랑했든, 

짜증내며 불만을 토로했든,

행복했든, 불행했든,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내 방식대로 살아내고 있지 않은가!

오늘을 어떻게든 살아낸 우리, 캬~ 멋지지 않은가!


우리 모두 지티씨처럼 가지고 있는 

비밀 재료들도 있다.

발견해냈거나 아직 발견 전 이거나, 

그 차이일 뿐.


나의 비밀 재료는 주저함이다. 요즘 말로 결정장애.

(이걸 또 장애..라니~😤)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들 한다. 

(나도 알아요~ 우리 모두 알아요~)

그러니 어서 빨리 결정을 내리라고 채근한다.

결정을 내렸으면 이전의 고민은 잊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한다.


우물쭈물하는 나, 내가 봐도 한심스러울 때가 많다.

하지만 듣지 못하는 지티씨의 ‘조용함’처럼

 ‘주저함’은 내 비밀 무기가 되어 줄거라 확신한다.


우물쭈물

왔다갔다

갈팡질팡

요리조리


그럼 뭐 어때~ 먼저 가세요! 

전 좀 더 주저주저하다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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