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이모의 이야기를 더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엄마는 이모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았고, 이모에게서 연락이 오면냉정하게 대했다. 그러자 머지않아 이모도 더이상 엄마에게 전화하지않았다. 엄마가 이모를 부담스러워했다는 사실은 이모를 아프게 했지만 그만큼이나 엄마 역시 오래도록 아프게 했다. 지금도 엄마는 엄마가 어떻게 순애 이모를 저버릴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한다. 자신이 상상할 수조차 없는 큰 고통을 겪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가 왜 그리도 어려웠는지 엄마는 생각한다. 크게 싸우고 헤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주 조금씩 멀어져서 더이상 볼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후자다.- P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