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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루님의 서재
중학교 시절 처음 만났던 책, 7막 7장. 그때는 영웅이었다. 하버란 타이틀은 절로 숭배와 경외를 표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든든한 뒷배경을 바탕으로 쓰여진 자서전은 판단력이 부족한 중학생에겐 곧 백과사전류로 받아들여져그를 신화 속 인물로 여기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시간은 10여년이 흘렀다. [7막 7장 그리고 그후]란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을 마주하는 순간 '2탄'인줄 알았으나 [7막7장]의 개정증보판이었다. 기존의 [7막7장]에 이후의 삶을 조금 보태 출판한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하지 않았는가? 이제는 책을 비판적으로 읽고 있다. 더군다나 자서전이지 않은가. 그는 정도와 일류만을 향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내장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즉, 우리가 아닌 그들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자신은 애써 부인하지만 일류에 대한 그의 집착이 타자에 대한 배타성으로 비춰지는 것은 내 시각의 오류때문은 아니리라.

그러나 다른 세계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그의 열정이 너무도 뜨거웠다. 그중에서도 모르면 통째로 외워버린다는 그의 청소년기 학습관은 본받을만 하다. 게다가 문장 하나하나마다 그의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이 드러난다. 이러한 자서전을 내 나이즈음에 썼다는 점에서는 절로 홍정욱씨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실용적 자서전의 성격 자체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으나 독자로 하여금 성취욕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이만한 책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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