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우리 자신이다.
타루 2004/01/08 21:17
타루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episode 1.]
대학 재학시절 한 선배는 바바리코트로 학교바닥을 청소하고 다닌 명물이었다. 쉽게 말해 숏다리에 훗까시. 그는 어느날 내게 말했다.
'심리학은 학문이 아냐. 인간의 마음을 객관적 지표로 대치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와 함께 비장한 표정을 보이며 철학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episode 2.]
2002년 2학기 '네트워크 마케팅의 허와실'이란 주제로 기사를 썼다. 그들은 다단계 판매라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 한 경영학과 교수의 인터뷰가 맘에 와 닿았는데 '불필요한 유통구조를 창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대답이었다.
[episode 1+2]
노동자의 구슬땀이 베어들어간 공장의 상품 VS 화이트 칼라, 펀드매니저가 관리하는 금융상품.
위 두가지 상품 중 어느 것이 더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우리는 '심리학'과 '네트워크 마케팅', 그리고' 금융상품'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도 '철학', '한방울의 땀방울'이 좀 더 소중한 가치라 인식하도록 숙달되어졌다. 이는 각자 삶의 태도와는 무관하다. 도덕 답안지에 '옳은 답'을 적는 것과 같은 이치일 뿐이다.
[본론]
저자에 따르면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실제 사용가치는 무의미해졌고, 광고를 통해 의미가 주입된 상품만이 교환가치를 획득하게 됐다고 말한다. 또한 우린 이 조작된 가치를 지닌 상품만을 눈여겨 본다는 것이다.
저자는 '광고는 우리 자신이다'라고 강하게 말한다. '광고가 인위적인 욕망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은 역사와 인간본성에 대한 씁쓸한 무지의 소치며, 옛날옛적에 순수하게 자연적인 욕구를 지닌 고상한 야만인들의 평화로운 시대가 있었으리라는 막연하고 낭만적인 추측의 소치다. 식량과 피난처가 충족된 이후로 인간의 욕구는 언제나 문화적이었지 자연적이지 않았다'
이러한 기본적인 인식의 틀 속에 저자가 선정한 스무가지 광고 사례를 통해 야바위 꾼이나 다름없는 광고쟁이들에게 농락당한 무능한 소비자들을 보여준다. 저자가 광고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현재를 인정하면서도 '과거의 사례를 통해 본 좋은광고만들기'로 논점이 흐르지 않은 것은 인간의 욕망의 초점을 두고 각 광고를 분석했기 때문이다.
[결론]
인간의 욕구는 언제나 문화적이었다. 자연적이었다고 우겨대며 '신성한 노동'을 강조하는 꼰대와 자본주의의 꽃 '광고'를 두둔하며 광고기법만을 저술한 장사치 사이에 무게중심을 적절히 둔 내가 좋아하는 책이다.
신성한 가치는 시대에 걸맞게 새로이 재편되어야 한다.
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