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는 그림책을 어린이만 읽는다고들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어른들도 그림책 읽는 모임을 할 정도로 그림책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있는 매체가 되었다. 그림책은 그림이 주가 되기 때문에 텍스트 읽기에 부담이 없다. 그림만으로 주제를 알아내기 어렵지 않고 그림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내는 재미도 있다.
<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은 그림책 번역가 김숙, 한국 1호 그림책테라피스트 김보나, 마쉬 책방지기 김미영이 함께 마흔다섯 권의 그림책 속에서 받은 위로의 문장을 담은 책이다. 그들은 매주 인스타그램에 위로의 글을 기록했고, 굳세나의 캘리그래피와 삽화를 더해 이 책이 완성되었다. 그림책에 일가견 있는 사람 셋이 마흔 다섯 권의 그림책에서 위로하는 문장을 발견했고 덕분에 독자들은 그림책 소개를 듬뿍 받았다.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어쩔 수 없이 소개된 그림책들을 찾아볼 수밖에 없다. 모든 그림책을 다 살 수는 없으니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책들이 신간이 많다. 책을 들고 도서관 어린이실에 가보았는데 비치되어 있지 않은 책이 많았다. 저자들이 위로받은 문장에 공감하려면 그림책을 직접 펼쳐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점이 좀 아쉬웠다.
이 책의 구성은 이렇다. 그림책 표지와 제목, 서지 정보를 상단에 두고 아래에 저자가 고른 문장을 소개한 후 위로받은 문장에 대한 사연이 나온다. 그리고 ‘마음 마주하기’라는 코너를 두어 독자에게 묻는다. 질문들이 가볍지 않아서 한동안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마지막에 위로의 문장이 캘리그라피로 한 번 더 나온다.


김미영 저자는 고정순 작가의 <가드를 올리고>를 소개하면서 마지막 문단에서 이렇게 썼다.
p.90
지속되는 삶의 굴곡과 좌절의 순간에도 다시 한 번 내면의 가드를 올리고, 삶의 링 위로 용기 있게 나아갈 준비를 해보세요. 아무도 없는 길모퉁이에도, 내가 동경하는 산꼭대기에도 바람은 붑니다. 내가 존재하는 그곳이 어디라도 바람은 붑니다.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은 다 읽어보았는데 오랜만에 <가드를 올리고>를 다시 펼쳐보았다. 예전에는 가드를 올리고 심기일전 해보자는 격려로 읽었다. 이번에는 가드만 올리는 게 아니라 훅이든 어퍼컷이든 마구마구 내젓고 싶었다. 저자의 질문 “힘든 순간 당신을 일으켜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를 마주하면서는, 요즘 내게 힘을 주는 존재가 있어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게 도움을 주려고 애쓰는 둘째 아들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힘들었을 것이다.
김숙 저자가 소개한 <밤을 산책하는 개>는 작년에 나온 신간이고 리투아니아 그림책이다. 저자가 18년간 키웠던 반려견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자연스레 고양이 루키를 떠올렸다. 작년 12월 28일이 루키가 내 곁을 떠난 지 일 년이 되는 날이었다. 요즘 신경쓰고 있는 일 때문에 그 날도 정신없이 지나가버렸다. 루키의 사진을 휴대폰 배경화면에 깔아놓고 매일 보고 있긴 하지만...


이 꼭지 ‘마음 마주하기’에서는 반려동물이 준 가장 큰 위로 한 가지를 떠올려보라고 했다. 루키는 내게 눈으로 말하던 아이였다. 루키의 눈빛을 다시 마주하고 싶다. 안으면 골골골 거리던 그 음성을 듣고 싶다. 루키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