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는 알지만 이리스는 절대로 모르는 베르너의 감정. 이리스에 대한 베르너의 감정을 단지 관찰적인 서술과 거리를 둔 행동으로만 묘사하지 말고 눈빛과 언어(언어는 봉인되었다지만 굳이 사랑의 표현이 아니더라도), 또다른 의미깊은 행동으로 감정선을 좀더 잡아줬다면 더 탄탄한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남자 주인공인 베르너가 군인이라는 특수한 상황인데다가 모태솔로에 이것저것 숨기는 비밀이 많다보니 초반에는 언제 비밀이 밝혀질까 두근두근거리다가 완전 결말부분에 확 풀려서 아쉬움이 많았어요. 실마리를 야금야금 흘려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조금씩 풀어줬더라면 긴장감 넘치는 로맨스로 만들 수 있었을텐데.
딱히 싯구싯구하지도 않고 약간의 스릴러 같은 느낌도 있고.
말이 로맨스이지 건조한 문체에 역시 뜨뜻미지근한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이기는 해도.
애들이 신중한 성격인 데다가 바르고 순수한 게 마음에 들었어요.
혹여라도 외전이 나온다면 말 못 하는 베르너 시점을 상세하게 풀어준다면 아쉬움이 덜할 것 같기는 해요.